유키, 리나, 미사키, 야요이, 마나, 하루카, 사요코 리뷰
지난달 우연히 웹 서핑을 하다가 진짜 오랜만에 화이트 앨범이 리메이크 되어 나왔다는 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화이트 앨범' 뭐, 게임 하시는 분들 게다가 저랑 비슷한 세대 남자분들이라면 해보진 않았어도 한번쯤 들어봤을만한 게임이죠. 별명은 '백색마약' 그만큼 치명적인 게임입니다.
저는 게임 안하는 1인입니다. 심지어 PC방이 보급되고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대한민국을 들썩이던 그 당시, 한창 그런거 좋아할 고딩이었는데도 친구들 스타크래프트 할때 별로 관심이 없어서 가끔 NBA 게임을 한다거나 했던 아싸죠.
그 시절 나온 미연시가 바로 화이트 앨범인데 저는 그 때도 뭐 이런데 전혀 관심이 없었으니까 당연히 몰랐습니다. 그러다 이 게임을 접하게 된게 정확히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20대 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이미 그 때도 이 게임은 한물간 게임이었을 때죠. 그땐 리메이크 판이 아니라 19금이었던 원판으로 게임을 접했습니다.
이런 게임을 '야갬'이라 부르며 그냥 야동이나 보고 싶은 남자들이 야한장면만을 보기위한 게임으로 아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뭐 저도 이런류의 다른 게임은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이 게임은 달랐습니다. 한창 '사랑'이라는 것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나도 사랑을 많이 해 나가던 시절이라 그런지 더욱 이 게임의 애절한 러브 스토리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진짜 이런 사랑이 있다면 해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였죠.
뭐 일단 그 정도로 그냥 '야하기만 한' 그런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여튼 그 게임이 20년 정도만에 리메에크가 돼서 H씬(야한장면)이 빠진 '전연령가'로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 오랜만에 한번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달 이상 묵혀뒀다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브부터 장장 3일간을 꼬박 게임에 몰두 했습니다. 이 게임의 부작용이죠. 헤어나올 수 없는 백색마약.
98년 원작에 비해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언제 어디에서 그녀들을 만날지 몰랐던 것과 달리 행동을 정할 때 어디에 누가 있는지 이미 알고 시작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무리하면 체력이 떨어져 강제로 쉬어야 했는데 체력 관리 항목도 없어졌네요. 각각의 캐릭터 공략하기는 쉬워졌는데 웬지 모를 그 시절의 향수, 전화도 없던 그 시절처럼 '누군가가 있을까?' 라는 마음으로 그 장소로 가던 그 아련함은 훨씬 줄어들어 아쉽기도 했습니다.
이 게임의 장점중 하나는 바로 BGM, 배경음악이 너무 감미롭고 게임의 내용과도 잘 어울리고 그냥 게임 안하고 OST만 들어도 이제 왈칵 눈물이 날만큼(아.. 이제 나이 먹으니 눈물만 늘어서..) 감동적인 곡들입니다. 음악들은 원작의 음악을 살짝 편곡만 해서 사용했던데 지금 들어도 오래된 곡 같지 않게 세련됐습니다. 그 멜로디들은 가슴을 후벼파죠. 진짜 저도 음악인의 1명으로 그런 감성의 곡 죽을 때까지 하나라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어제까지 모든 캐릭터 공략을 마쳤지만 하루가 지난 오늘까지도 먹먹한 기분이 계속되어 계속해서 인터넷 뒤져가며 자료 찾아보고 유튜브로 다시 영상보고 그랬네요. 그러다 지금은 이 감정을 담아 리뷰라도 하나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블로그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게임 리뷰지만요. ㅋㅋㅋ
그냥 간단히 캐릭터 별로 간단히 소감을 써볼까 합니다.
모리카와 유키
유키는 게임을 시작할 때부터 이미 주인공과 사귀고 있는 여친이죠. 같은 고등학교를 나와 같은 대학교에 입학한 유키, 고딩 시절 우연히 함께 하교를 하던 길에 유키의 용기있는 고백으로 사귀게 됐습니다. 그 후 대학에 들어와 유키는 아이돌로 데뷔하게 됐고 바쁜 일상속에서 만남 횟수가 점점 줄어들어 가죠.
저는 이 유키를 보면서 제가 좋아하는 가수 휘성의 노래 '별이지다'가 생각 났습니다. 별이지다 노래의 내용도 아주 예쁜 여친이 연예인이 되고 점점 멀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거든요. 그래서 언제 시간 나면 유키의 짤들을 모아서 별이지다를 배경음악으로한 매드무비라도 한편 만들어 볼까 생각중입니다. 뒤늦게 화이트 앨범에 푹 빠져 버렸어요.
유키 루트를 타면서, 아니 꼭 유키 루트가 아니더라도 나오는 크리스마스 이벤트. 잠든 유키를 두고 혼자 집에 돌아와 유키의 전화를 받고 순진한 유키를 골려주는 씬에서 얼마나 웃음이 나던지.. 유키가 제일 귀여워 보였던 순간입니다.
게임을 끝내고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보면서 '유키가 나쁜X이다.' 이런 의견들도 많더군요. 뭐 저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해가 좀 되긴 하지만 그래도 유키가 너무 사랑스럽다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유키는 이미 주인공의 여친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후 다른 캐릭터들을 공략할 때마다 제 가슴을 찢어지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예전 원작 화이트 앨범을 하던 시절, 제가 제일 좋아하던 미사키 선배를 공략할 때에도 유키와 미사키 둘다 너무 순진하고 착한 캐릭터들이라 진짜 붙잡고 있던 제 멘탈을 흔들리게 만들었습니다. '진짜 이대로 유키를 버리고 미사키 선배한테 가는 것이 맞는건가?'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들었죠.
그리고 리나 루트를 탈 때 나오는 최고의 명장면, 유키와 리나가 서로 뺨을 때리는 장면인데 이 때는 별로 나에게 관심도 안주고 오가타 에이지의 작업에 넘어가고 있었던 유키를 '내가 오해 한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키의 대사 하나 하나는 주인공 토우야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물론 유키가 꿈을 이루기 위해 토우야에게 좀 더 성실하지 못했던건 맞지만 그 마음을 좀 더 이해해 줄수도 있었지 않나 싶어요.
계속 내옆에 있어줘
유키와의 엔딩은 평범합니다. 이미 여친이었던 유키와 계속해서 사랑을 하며 지금처럼 지내는거죠. 음악제가 끝나고 조금은 한가해져서 지금보다 좀 더 자주 얼굴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것도 일시적일뿐, 점점 인기가 많아지는 아이돌인 유키와의 사랑은 엔딩 이후에도 쉽지만은 않을것 같습니다. 지금 훌쩍 30대가 되어버린 현실에 찌들인 아재의 시선으로보면 지금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멀어질거라는 부정적인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유키에게 휘성의 '별이지다'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오가타 리나
가히 화이트 앨범 최애 캐릭터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오가타 리나. 진짜 현실에서는 1도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비현실적이지만, 그만큼 스토리가 공감가고 짱짱해서 금새 몰입하게 됐습니다. 이 시대 최고의 아이돌이 나의 연인이 된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죠. 그리고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리나의 결단력.
최고의 아이돌 자리를 과감히 버리고 오롯이 주인공 토우야와의 사랑만을 택한, 진짜 비현실적인 캐릭터이지만 진짜 이런 여자가 있다면 내 모든 걸 다 줘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이미 토우야를 사랑하게 됐으면서도 유키에게서 토우야를 뺐을 순 없었던 리나는 일부러 토우야에게 유키에게 돌아갈 것을 이야기 합니다. 참고 참고 또 참고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사랑이란건 자신의 의지대로 안되는거잖아요. 이미 토우야를 사랑하게 돼버렸는데... 어릴적부터 연예계 생활로 인해 친구 하나 없이 외로웠던 리나에게 유일하게 생긴 친구인 유키의 남자친구를 사랑하게 돼 버렸다니...
이러면 안되는줄 알면서도 계속해서 끌리는 리나의 마음을 알게 될 수록 마음이 더욱 아파옵니다. 그리고 억지로 밀어내면서도 토우야를 사랑하는 마음을 숨길래야 숨길수 없어 티가 나 버리고 마는 리나가 너무나도 사랑스럽습니다. 리나의 매력에서 빠져나올수가 없게돼죠. 그렇게 리나를 붙잡고 리나와의 사랑을 확인하게 됩니다.
유키를 이야기 할 때도 언급했지만 리나 루트의 명장면은 바로 이 따귀씬입니다. 사랑했던 연인 유키에게 친구였던 리나와의 관계를 말해야할 토우야를 대신해 리나는 그 짐마저 자신이 짊어집니다. 그리고 유키에게 고백하죠. '토우야를 사랑한다고...' 이 장면에서는 진짜 만감이 교차합니다. 눈물 줄줄 흘러요. 리나의 마음도 유키의 마음도.. 그리고 그녀들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토우야의 마음도.. 어느것 하나 버릴것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런 거사를 치르고 나와 토우야를 만나게 되는데 전혀 티를 내지 않는 리나. 사랑하는 토우야를 위한 마음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좋아
리나의 엔딩은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정상의 아이돌 자리를 버리고 수개월간 언론을 피해 잠적한 리나가 결국은 토우야를 찾아옵니다. 그리고 토우야와 함께할 평범한 일상을 꿈꾸죠. 언제 어디서든 토우야와 함께라면 뭘 해도 좋다는 리나. 그 마음마저 너무 대견스럽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리나의 엔딩을 바라본 아재의 시선은 역시 걱정스럽습니다. 리나 루트를 타다보면 커피숍에 찻잔 브랜드를 이야기 한다거나 토우야에게 발렌타인 데이때 향수를 보내고 '더 좋은걸 해줬을텐데..' 라는 말을 하는것으로 보아 어릴적부터 인기 아이돌로 부유하게 자라서 부족함 모르게 돈 쓰면서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았을겁니다. 그런데 토우야 같은 평범한 남자를 만나 일상이 길어지면 문제가 생길테죠.
엔딩에서 나온 과외 알바를 한다거나 했을 때 돌아오는 보수는.. 지금 버는 돈과는 차원이 다를테니까요. 그리고 지금껏 써온 씀씀이가 있을텐데.. 단지 그게 사랑만으로 극복이 될까요? 엔딩이 너무 좋긴했지만 더 먼 미래는 이런 현실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먼 미래의 최고 엔딩은 리나가 다시 무대로 복귀하고 토우야가 리나의 매니저가 되어 언제까지나 함께 하는 것이 아닐까요?
리나와 어울리는 노래는 휘성의 '사랑.. 그 몹쓸병' 입니다.
사와쿠라 미사키
제가 20대 초반, 화이트 앨범을 처음 할 때부터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입니다. 미사키상! 소심하고 자신의 감정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더 소중히 하는 여린 그녀, 연상의 그녀이지만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캐릭터입니다. 게다가 주인공 토우야와 친한 친구인 아키라가 예전부터 짝사랑 하고 있던 여인입니다.
미사키는 토우야를 사랑하게 되면서 리나보다 더욱 격렬하게 유키에 대한 미안함으로 몸부림치는걸 알 수 있습니다. 유키를 배신할 수 없다며 차라리 자기 감정이 무너져 내리고 가슴이 찢어져도 토우야를 만나지 않기 위해 스스로 토우야를 피해 다닙니다. 이미 사랑하게 된 토우야에 대한 마음을 혼자서 단념하려 합니다.
미사키 루트의 명장면은 바로 이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토우야를 피해 다니던 미사키와 재회하게 되는 장면인데 가운데 놓인 철조망이 더욱 가슴아프게 다가옵니다. 마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애틋함을 철조망이 잘 표현해준것 같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지만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내자는 다짐으로 철조망을 가운데 두고 토우야와 미사키가 손을 맞잡을 때 왈칵 눈물이 쏟아지는 포인트입니다. 너무나 순수하고 착하고 여린 미사키라는 걸 알기에 토우야를 밀어내는 미사키의 마음을 알기에, 그녀가 얼마나 아팠을 줄 알기에 토우야는 미사키를 절대 혼자 둘수 없습니다. 비록, 유키와 친구들을 배신해야 할지라도...
미사키 루트를 해보면 아시겠지만 미사키는 토우야가 유키를 사귀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쭉 마음속으로 토우야를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번도 모두에게 폐가 되지 않기 위해 마음을 숨기며 지내왔죠. 그녀의 심성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마음을 굳힌 마사키 역시 리나와 마찬가지로 유키에게 그들의 사이를 고백하는 그 힘든 짐을 직접 짊어집니다. 그것이 유키도 어릴적부터 함께 해온 친구들과 후배들도 모두 버리게 될 거란걸 알면서도 말이죠.
내가 있잖아, 음악 같이 듣자
미사키 루트의 최고 명장면은 너무나 많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저는 엔딩이 좋았습니다. 우정보다 사랑을 택하면서 유키도 친구들도 잃은 토우야에게 자신도 모든 것을 잃고 힘들것이 분명함에도 든든하게 그의 곁을 지켜줍니다. 심지어 유키와 만들었던 토우야의 추억들까지도 인정하고 받아들이죠. 토우야가 옛 여친과의 추억으로 힘들어 하는 것까지 다 감싸줍니다. 진정한 사랑이죠.
개인적으로 저는 화이트 앨범의 모든 캐릭터 엔딩중에 제일 현실적이지만 이후의 미래가 가장 밝다고 생각되는 캐릭터입니다. 그만큼 서로가 아픔을 겪고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기에 더욱 더 오래 함께 사랑할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물론 미사키가 선배이기 때문에 먼저 사회에 진출 할테고 또 토우야 혼자 학교에 남게 되면 그 관계를 지속시키기 어렵겠지만 아이돌 여친을 두고도 잘 견뎌냈던 토우야이기에 이제는 그 방법을 더 잘 알거라 생각됩니다. 오래 오래 사랑하길...
미사키상에게는 휘성의 'With me'이 어울릴 것 같네요~
시즈노카 야요이
소위말해 '몸정'이라는 말로 아주 많이 까이는 캐릭터죠. 어릴 때 화이트 앨범을 하면 야요이 공략 루트가 가장 H씬이 많이 나왔던 루트도 뭇 남성들은 캐릭터가 맘에 안들어도 이 캐릭 공략은 무조건 필수로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제 불혹을 앞둔 아재가 되어 화이트 앨범을 다시 해보니 야요이의 엔딩이 제일 가슴 먹먹했던 엔딩이 아니었나 조심 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이제 진짜 '어른들의 사랑'을 알게 된 탓인걸까요? ㅋㅋㅋㅋㅋ
시종일관 무뚝뚝하고 찬바람 쌩쌩불던 야요이. 하지만 그녀를 점점 더 알아갈 수록 정상적이진 않지만 그녀 나름대로의 아픔과 생각에 대해 알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많은분들이 공감하실진 모르겠으나 주인공 토우야를 사랑하게 되는 계기도요.
엔딩 전 마지막 야요이와의 이벤트에서 야요이가 차문을 열어주며 토우야에게 고백합니다. '진심으로 사랑했었다'고요. 지금껏 자신을 유키 대신 생각하라며 몸을 함부로 굴리던(?!) 야요이. 매번 물을 때마다 절대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던 그녀인데 점점 토우야 앞에서 냉정함을 잃어가고 유키에게만 보여주던 다정한 미소도 보여주고 마지막엔 결국 사랑고백까지.. 게다가 그 사랑고백 이후에 '거짓말...이지만요' 라고 자신의 사랑 고백을 거짓으로 만들어 버릴 수 밖에 없었던 그 야요이의 마음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결국 야요이는 토우야를 뺏지 않습니다. 토우야를 유키에게 돌려보내죠. 그리고 지금처럼 계속해서 유키의 매니저로 남아 유키의 성장을 도우며 바라봅니다. 그리고 토우야와의 사랑도 응원하게 되죠. 물론 이미 할짓 다 해놓고, 몰래 바람 펴놓고 뭔짓이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야요이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 된달까요?
부럽군요. 토우야도.. 그리고 유키도..
가장 가슴 먹먹하게 만들었던 야요이의 엔딩. 평소와 같이 AD 알바를 하러 방송국에 간날, 유키를 기다리는 야요이를 만나고 유키와 함께 걸어서 퇴근 하고 싶어 차도 안가지고 온 야요이를 보곤 먼저 집으로 돌아간다며 유키와의 시간을 양보합니다. (루트 공략을 하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야요이는 유키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런 토우야를 야요이는 지긋이 안아줍니다. 그리고는 얘기하죠. '사랑하지 않는다'고요. 자신이 토우야를 사랑해버리면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유키가 상처를 받을거기 때문입니다. 뭐 현실이었다면 '바람', '불륜'으로밖에 설명이 안되는 관계죠. 분명 이 이후에도 유키 몰래 '몸정'을 나눌거라 생각 합니다. 현실이었다면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요이의 그 사랑의 마음이 전해져 오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건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야요이에게는 휘성과 이현도가 함께 만든 싱글, '우린 미치지 않았어' 추천합니다.
미즈키 마나
작품중 유일한 연하 캐릭터. '로리타' 필이 좀 나긴 하지만 마나는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 였습니다. 다만 아쉬운건 PC 한글버전에서는 마나 루트를 끝까지 볼 수 없었습니다. 오류가 너무 많이 나고 오류를 해결하는 방법인 고속스킵 기능조차도 마나 루트를 끝까지 볼 수 없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결국은 일본판으로 해당 오류 부분을 넘겨야 하는데 저는 일본판이 없어서 못본 나머지 부분을 유튜브 플레이 영상을 통해 감상했습니다.
그 덕에 앨범에 많은 자료가 쌓이지도 않았네요. 마나 루트를 공략하면서 최고의 명장면은 마나를 간병해주고 반대로 마나에게 간병 받는 장면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봅니다. 특히나 귀여운 애기 같은 마나가 우유로 만든 죽을 토우야에게 '아~~~앙' 하면서 먹여주는 장면에서 마나의 귀여움에 퐁당 빠지게 됐어요.
나 꼭 오빠를 다시 만나러 올께
마나의 엔딩은 마나가 멀리 떨어진 대학에 진학을 합니다. 유키의 사촌 동생인 마나 역시 토우야가 유키의 남친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충격에 빠집니다. 그리고 멘탈이 붕괴되지만 결국은 토우야와의 사랑을 확인하고는 유키처럼 본인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성인이 되어 꼭 다시 토우야를 만나러 오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그 때는 비록 토우야가 유키의 남친이라도 절대 사랑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죠.
현실이라면 뭐,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새롭게 시작되는 대학 새내기 생활에서 멋진 남자 새로 만나 잘 지내겠지만 작품속 마나는 그러지 않겠죠?
마나가 돌아오길 바라면서 휘성의 '다쳐도 좋아' 올려 봅니다.
카와시마 하루카
개인적으로 화이트 앨범에서 제일 감정 이입이 잘 안됐던 캐릭, 유치원 시절부터 소꿉친구였던 하루카인데 이미지도 중성적인 이미지라 더욱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고 이제 게임을 너무 오래 하다 보니 힘들어서 일단 클리어 하자는 생각에 의무적으로 진행해서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하루카 캐릭의 특징은 '편안함'이죠. 소꿉친구 키워드에 맞게 아주 편안하고 잔잔한 사랑을 나눕니다. 그리고 친구가 연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서로가 느끼는 혼란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죠. 어느새 서로가 성인이 되어버린 걸 느낀 순간. 이제 그 들은 단순히 '친구'로 남기엔 힘든걸까요?
하루카 루트의 명장면은 바로 이 장면인듯 합니다. 시종일관 편안한 이벤트들이 많이 나와서 딱히 명장면이라고 할건 없지만 벤치에서 토우야에게 기대 손을 맞잡는 이 장면이야 말로 하루카와 토우야의 관계가 잘 정리된 장면이지 않나 싶습니다.
토우야의 방안에서 한 침대에 누워 끌어안고 잠드는 장면도 명장면이긴 한데 그래도 저는 작화의 이미지도 그렇고 중성적인 하루카가 제일 예쁘게 나온 장면이기도 해서 저 장면을 뽑았습니다.(작 중에 하루카가 뒤 돌아서는 옆모습이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의 작화는 정말 맘에 안듭니다. 진짜 아저씨 같은 느낌이 물씬..)
만약 유키가 운다면.. 나는 이대로 괜찮아
하루카와의 엔딩은 다른 캐릭들과 달리 유키에게 아직 둘의 관계를 고백하지 않고 끝이 납니다. 곧 고백을 할 거란 뉘앙스만 풍기고 끝나는데 그 때까지도 하루카는 유키에게 상처주는 것이 미안해서 유키에게 말하는 것이 힘들거나 유키가 너무 상처 받을 것 같으면 자신은 괜찮으니 자기를 버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에서 둘이 이루어졌지만 아직도 친구와 연인사이의 애매모호한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것도 사실었습니다. 중성적인 이미지라도 조금만 더 여성스러운 면이 부각 되어졌다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는 캐릭터입니다.
하루카를 생각하면서 고른 노래는 휘성의 '어쩌다 보니 비밀' 입니다.
키사라기 사요코
화이트 앨범이 리메이크 되어 나오면서 새로 추가된 신 캐릭터, 유키나 리나의 엔딩을 1회 이상 보고 나야 나오는 신캐릭터인데요. 이미 캐릭터들의 스토리를 알고 있었던 것 보다 아예 새롭게 진행된 사요코의 스토리, 생각보다 구성이 튼튼해서 재미가 있었습니다.
사요코 최고의 장점은 바로 '외모' 뭐 다른 캐릭터들도 마찬가지이지만 키사는 작품 속에서도 외모가 상당히 출중한 아이돌로 나옵니다. 잘나가던 아이돌 그룹의 멤버였다가 지금은 '졸업'이라는 명목으로 구조조정 당하고 솔로로 데뷔하면서 떨어진 인기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아니 어쩌면 생계까지 힘들어진 생계형 아이돌로 나오죠.
유키나 리나와 달리 그 덕에 아이돌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많아서 토우야와 비교적 여유롭게 만나고 데이트 합니다. 진짜 처음엔 말도 안되는 우연의 스토리로 토우야와 엮이게 되지만 처음 만남만 그렇고 점점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사요코의 현실적인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울보같은 그녀에게 보호본능도 생기고요.
사요코 루트의 명장면은 바로 이장면, 여친이 없을거라 생각했던 토우야의 여친이 바로 자기가 질투를 느끼던 유키라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에 빠집니다. 멘탈이 무너져 내리죠. 뭐 이것 말고도 사요코는 멘탈이 두부멘탈이라 이래저래 잘 무너지긴 합니다만, 이 장면의 충격은 좀 큰가봅니다.
토우야에게서 도망치다가 토우야에게 잡히고 따지는 장면에서 '좋아하지 않는 AD 따위에게 단추를 달아줄 아이돌은 없다'라고 말하는데 정작 본인도 토우야의 단추를 새로 달아주기 위해 바늘과 실을 가지러 갔었지요. 그 말은 자신도 토우야를 좋아하고 있다는 간접 고백! 가슴이 아파집니다.
하지만 여친이 있어도 그것과 상관없이 우린 여전히 '친구'라는 말에 사요코는 정신을 차리고 토우야와 친구로 계속 지내기로 합니다. 일단 여기까진 괜찮았는데 엔딩까지도 쭉 사요코는 그저 친구로만 남아지는 것 같아 좀 아쉬웠습니다. 전 연령판이라 내용을 가볍게 만들었겠지만 '키스씬' 정도라던가 그게 아니더라도 좀 더 확실히 사요코와 연인으로 엮어주는 엔딩이었으면 좋았겠다 생각합니다.
토우야에겐 나 같이 보잘것 없는 애가 더 어울릴텐데
사요코는 자존감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 음악제에 나갈만큼의 실력이 있음에도 자신은 항상 정상의 아이돌인 리나와 유키랑만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존감을 스스로 떨어뜨립니다. 하지만 토우야를 만나 마음을 다잡고 결국 음악제에까지 나가고 장려상이지만 최초로 상까지 받아내는 성과를 이루죠. 거기엔 옆에서 토우야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단지 엔딩은 여기까지..
엔딩이 이렇게 끝나기에 그냥 사요코와는 계속해서 그냥 '친구'라는 이름으로 남아 썸만 타다 말것 같은 엔딩이었습니다. 신캐릭터를 중간에 끼워넣기 위해 스토리를 탄탄하게 잘 만들었음에도 좀 더 확실한 연인 설정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던 신캐 사요코였습니다.
사요코에게는 쥐어줄게 이 노래 밖에 없네요~ ㅋㅋㅋㅋㅋㅋ 휘성의 Rose!!
백색 마약에 취해 먹먹한 가슴을 부여잡고 후기를 쓰다보니 생각보다 내용이 많이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제 또 이 게임은 한동안 봉인을 해둬야겠지요? 그리고 이 여운에서 빠져나오려면 또 며칠을 더 노력해야 할지.. ㅋ
오랜만에 추억을 맛보고 싶으시거나 이 게임이 궁금하신 분들은 제가 프롤로그 영상만 따로 유튜브에 녹화해서 올려뒀으니 한번 보세요. 프롤로그 영상만해도 분량이 1시간 정도되니 애니 보신다 생각하고 보시면 될듯 합니다.
나머지 캐릭터 공략 영상도 녹화를 또 한번 하려면 또 게임을 봉인 해제 하긴 해야겠죠. 언제가 됐던 봉인 해제를 하면 매드무비로도, 또 다른 후기로도 인사드리겠습니다.
백색 마약과 함께 2019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