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따로 살게 되었을까
우리는 4년 반을 만났고 그중 3년 동안 동거를 했었다. 마냥 좋았다. 서로의 생활방식이 달랐지만 서로 존경했고 그저 함께 있는 게 좋았다. 그런 우리가 왜 따로 살게 되었을까?
우리는 나이차이가 7살 차이로 많이 났지만 3년을 동거하다 보니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돈은 없지만 돈이야 모으면 되는 거고 앞으로 모아가면 되니깐, 남자 친구가 나와 결혼하고 싶다는 사실을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어머니께서 ‘좋다. 신혼집 겸 같이 살 수 있게 집을 마련해 줄 테니 본가로 올라와라’ 이렇게 말씀하셨다.
참고로 남자 친구의 본가는 서울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고향이 아닌 대전에서 만나 사귀고 동거를 하였는데 넓은 도시로 가는 것은 처음이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계획도 세우고 많은 얘기를 했었다.
그러나 막상 서울에 올라가니 신혼집은커녕 준비되어 있던 게 아무것도 없었다. 남자 친구는 자기가 부모님 하고 얘기를 해보겠다 하였고 딱 한 달만 기다리라고 하여 나 혼자 단기방에서 한 달 동안 지냈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갈 때쯤 남자 친구 아버지께서 그러셨다. ‘결혼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희 아직 모은 돈도 없고 나중에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으니 동거는 안된다.’라고 하시는 바람에 우리는 따로 살게 되었다.
처음에는 눈물만 나고 당황했다. 내 나이 25살로 21살 때부터 독립을 했다지만 연고도 없는 타지에 혼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남자 친구는 자기가 설득해서 꼭 다시 같이 살 거라고 했지만 진전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단기방만 3번, 셰어하우스 1번 이렇게 옮겨 다녔으며 돈도 다 떨어져서 알바를 시작했고 남자 친구도 일단은 서울에 취업을 했다.
내가 최종적으로 대전에 다시 가고 싶었던 계기가 있다. 나는 단기방을 옮겨가며 돈을 다 써버리느라 경기도에서 지낼 방을 구할 보증금이 없어 남자 친구 어머니께서 미안하다며 보증금을 빌려주시게 되었다. 근데 나는 한 번도 혼자서 방을 구해본 적이 없기에 나, 남자 친구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셋이서 방을 보러 다녔다. 처음엔 그저 좋았다 이렇게 결혼 전부터 친해질 수 있게 되었으니 하지만 그건 착각에 불과했다.
남자 친구 어머니는 무조건 월세가 저렴한 방들만 보셨고 보증금 4000에 월세 15 인 방을 보러 갔었는데 90년대 지어진 아파트 빌라 같은 느낌의 집이었고 외진 곳에 있었다. 너무 싫었다. 둘 이선 같이 살아도 혼자서 살기에는 너무 무서운 집이었다. 그래서 난 결국 내가 알아본 방들을 보여드리며 이쪽 방들을 돌아보고 싶다고 하니 어머니께서 다 안된다고 하셨다.
왜? 내 방을 구하는 건데 왜 다 안된다고 하시는 건지 나는 이해가 안 갔고 남자 친구도 이해하지 못하고 화를 냈다. 내가 선택한 방들 월세가 비싼 편은 아니었다. 보증금 500에 40 혹은 300에 50 이런 방들만 봤었다. 그래도 반대를 하셔서 결국 그렇게 또 한 달을 보내고 남자 친구가 어머니께 화도 내고 뭐라 했더니 결국 어머니께서 그럼 니들끼리 알아서 해보라고 하셔서 우리끼리 방을 알아봤다.
나는 남자 친구가 무조건 대전으로 다시 내려갈 거라는 말을 믿고 차라리 대전에서 방을 구하자라고 하였으며 주말마다 대전으로 방을 보러 다녔다. 마음에 들지 않았고 허위매물이었지만 시간도, 돈도 없었기에 결국 3개월 단기로 계약을 하고 나 혼자 한 달을 지내기로 했다.
남자 친구도 3월에는 대전으로 내려올 거라면서 내려와서 이직할 회사도 구했고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다가도 그만두겠다고 말을 하였는데.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월급을 30만 원 올려줄 테니 그만두지 말라고 하여 남자 친구는 그 말에 혹해 이렇게 연봉 높고 복지 좋은 회사를 내버려 두고 연봉 적고 복지 별로인 회사에 가야 할지 고민을 했다.
솔직히 나도 그냥 경기도에서 같이 살 수만 있다면 다시 올라가고 싶었다. 하지만 후에 몰래 동거한다고한들 들키면? 후에 애라도 생기면? 경기도 집값도 비싼데 전셋집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결혼 전부터 어머니께서 이리저리 참견하시는 바람에 미쳐버릴 것 같았는데 괜찮을까?
나는 현재 대전에 있고 남자 친구는 경기도에 있는 상태라서 선택은 3가지 밖에 없었다. 따라 올라가거나, 따로 살거나, 그만 만나거나 계속 고민을 했다. 경기도에서 지내면서 헤어지네 마네 소리치고 울고 화내고 진짜 미치도록 싸웠었는데, 대전에 내려오니깐 그나마 괜찮아졌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