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옷(ㅅ)과 기역(ㄱ)
- 자음의 느낌 1
그 낱 글자가 주는
세련됨과 견고함을
사랑한다.
아.야.어.여... 같이
바람 불면 이리저리
흔들릴 것 같은 게 아니라
어떨 땐 미끄러지고
어떨 땐 벽에 부딪치더라도
자신만의 멋을 간직하고
견고한 성을 쌓아가는
시옷과 기역
볏짚이나 가지를 무작위로
쌓아가며 어지러운 집을 짓는 게 아니라
좋은 흙을 고르고 벽돌을 구워
설계도대로 건축물을 하루하루 쌓아가는
그런 삶의 방식을 닮고 싶다.
미끄러질 듯 아슬한 시옷과
튼튼하고 듬직한 기역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역사
천차만별의 인간 군상을
다 보듬어 안는 그 포용력
그것이 없다면
존재조차 무의미할
시공.우주
그 광활한 태도를
나도 갖고 싶다
- 2022.08.율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