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동화 ♣
몹시 무더운 여름날입니다.
무더위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벌써 여러 날째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낮에만 더운 게 아닙니다. 밤마다 반갑지 않은 열대야라는 불청객까지 찾아와서 심술을 부리는 바람에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인상은 하나같이 짜증이 가득 찬 표정들입니다.
그렇게 유난히 후텁지근한 날이 계속되더니 마침내 반가운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반가움에 사람들의 표정도 활짝 밝게 피어났습니다.
”우와아~~~ 비가 온다! 비가 와!“
”이토록 무섭게 쏟아지는 비는 처음 보겠는걸.“
”누가 아니래. 마치 하늘에서 양동이로 물을 퍼붓듯 하는걸.“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시원한 빗줄기가 차츰 굵어지는가 했더니 어느새 장대보다 더 굵은 비로 변하여 줄기차게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가 오기를 애타게 기다린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농부들이었습니다. 얼마나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무서울 정도로 퍼붓고 있는 빗줄기를 본 농민들은 저절로 신바람이 났습니다.
그토록 겁이 날 정도로 무섭게 퍼붓던 비는 점심때가 지나서야 겨우 잦아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맹꽁-- 맹꼬옹 ---“
빗줄기가 잦아들기가 무섭게 어디서 나타났는지 마을 앞 논배미마다에서는 맹꽁이들의 합창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합니다.
맹꽁이 우는 소리들은 어찌나 시끄러운지 정신이 쏙 빠지고 귀가 찢어질 지경입니다.
비 때문에 꼬박 한나절을 집안에 갇혀 있던 창수는 맹꽁이들의 우는 소리가 그저 신기하고 반갑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얼른 나가서 맹꽁이를 직접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났습니다.
창수는 곧 집 밖으로 뛰쳐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이집 저집으로 돌아다니며 친구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하였습니다.
”얘들아! 우리 맹꽁이 구경가지 않을래?“
”그래? 그렇지 않아도 나도 마침 나가보려던 참이었거든.“
창수는 그 길로 대여섯 명의 친구들을 이끌고 마을 앞 논으로 나왔습니다.
”거 참, 이상한 일이잖아. 맹꽁이들이 그새 어딜 갔는지 한 마리도 안 보이잔잖아?“
맹꽁이들이 시끄럽게 우는 소리는 여전히 아주 가까이에서 잘 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그러나 왠지 아무리 눈이 빠지도록 자세히 잘 살펴보았지만 한 마리도 눈에 띄지를 않습니다.
약이 바짝 오른 창수는 곧 손나팔을 만들어 입에 대고 맹꽁이 소리를 흉내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맹꽁 — 맹꽁 --“
창수가 하는 것을 본 친구들도 덩달아 손나팔을 만들더니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맹꽁이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맹꽁— 맹꽁 ---“
그러자 맹꽁이들이 우는 소리와 맹꽁이 소리를 내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온 마을이 떠나갈 듯 더욱 시끄러워지고 말았습니다.
”히야아! 맹꽁이들이 우리들 소리를 듣고 대답하고 있잖아?“
창수가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 표정으로 신기하다는 듯 소리쳤습니다.
”뭐, 뭐라고?“
”잘 들어보란 말이야. 우리들이 ‘맹꽁’ 하고 소리 지르면 저놈들도 분명히 ‘찡꽁’ 하고 대답해 주는 것 같잖아.“
”아하, 정말 그런 것 같은걸.“
아이들은 재미있고 신바람이 난다는 듯 다시 손나팔을 만들고는 맹꽁이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아까보다 더 크게 목청껏 외치고 있었습니다.
”맹꽁— 맹꽁 ---“
”찡꽁— 찡꽁----“
아이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맹꽁이들도 지지 않고 더 크게 대답을 해줍니다.
아이들과 맹꽁이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점점 더 목소리를 높여 소리를 지릅니다.
”맹꽁— 맹꽁 ---“
”찡꽁— 찡꽁----“
”하하하, 그거 정말 재미있는 걸.!“
”히야, 이렇게 재미있는 건 처음인걸!“
아이들의 목소리는 이제 제 목소리가 아닙니다. 어찌나 힘껏 소리를 질렀는지 하나같이 잔뜩 목이 잠겨 가라앉은 목소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맹꽁이들의 목소리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마치 약이라도 올리고 있는 듯 어쩌면 처음보다 차츰 더 높아만 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와! 맹꽁이들의 목청은 정말 쎈가 봐. 그치?“
창수가 친구들을 향해 잔뜩 목이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습니다.
”으응, 그래. 저렇게 목소리가 좋은 걸 보니 이다음에 성악가나 가수를 해도 되겠어. 그치?“
”피이, 목청만 좋으면 누구나 성악가나 가수가 되는 줄 아니?“
”그럼 왜 안 돼?“
”이 바보야, 제까짓 것들이 악보를 볼 줄 알아야 될 거 아니야, 안 그러니?“
”정말 그렇구나! 하하하…….“
이렇게 서로 주고받는 말도 이제는 모두가 목이 잠겨 쉰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야, 우리 또 해볼까?“
”그래, 그래. 맹꽁이들이 지쳐서 항복할 때까지 또 해보자.“
”그래, 알았어.“
창수와 친구들은 다시 손나팔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목은 몹시 아팠지만, 다시 큰 소리로 맹꽁이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맹꽁— 맹꽁 ---“
”찡꽁— 찡꽁----“
창수와 친구들, 그리고 맹꽁이들과의 화려한 콘서트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논바닥에서 울려 퍼지는 특별한 음악회는 좀처럼 그질 줄을 모르고 온 마을로 메아리쳐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