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온몸을 차갑게 만드는 무력감을 애써 무시하는 것뿐.
살면서 대부분의 일들이 그렇다.
수 없이 발버둥 쳐도 우리는 결국 인간일 뿐이다.
그렇다면 그것의 끝을 기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생의 종점을 당장 선택할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의 시간을 살아가는 모든 인간은
알지 못한다. 그러기에 모순이다.
그렇다면 종점이란 단어에는 무언가의 끝 말고도 숨겨진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시절인연이라는 단어가 문득 떠오른다.
인연에 마지막은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시간을 끼고 살아가는 유한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모두 직감한다. 우리의 끝을.
하지만, 안다. 그 끝에서 자라나는 감정을.
사랑, 슬픔, 분노, 기쁨, 희망, 절망
우리는 매번, 세상에 감정이란 온도를 부여한다.
그래서 나는 종점이란 단어에는 아름다움이란 의미가 숨겨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누가 영원한 헤어짐을 생각하며 만나겠는가.
종점을 지난 관계의 다시 만날 가능성.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 그 기다림.
어쩌면 인간은 그 기다림을 위해 살아가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