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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한 Oct 28. 2020

더럽다니, 억울해! 저 깔끔쟁이 훈이라고요.

알고 보면 당신의 반려견도 깔끔쟁이입니다. (1)

"훈이 똥 싼다, 똥 싼다~!"

다섯 살 배기 어린 인간 동생, 엄마의 조카 놈은 내가 똥 쌀 때면 지켜보곤 한다.

그리고, 마치.... 우리 엄마에게 이르는 것처럼 말한다.


"이모, 이모 이모! 훈이 똥 쌌어요!!"

휴.... 아주 가끔은 그런 인간 동생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그다음에는 동생 놈의 엄마가 묻는다.

"똥꼬 안 닦아?"


배변판 위로 올라가 똥을 싸는 훈이를 보고 "으윽~" 하는 어린 동생 놈과 맞장구치는 이모.

나는 두 사람의 과한 리액션에 되묻고 싶었다.


두 사람은 똥 안 싸? 나만 똥 싸는 거야?




물론 어릴 때는 어디로 화장실을 정해야 할지 몰라서 여기저기 집 안에 싸고 다녔었지.

하나둘씩 화장실의 장소가 줄어들고, 엄마의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난 완벽하게 대소변을 가리는 도시견이 될 수 있었어.

얼마나 혹독한 훈련이었던지, 다른 사람들의 집에 가도 볼일이 마려울 때면 자동적으로 화장실 앞 배변판으로 향하곤 해.

그럼 사람들이 엄청 좋아해.

"오, 화장실도 귀신같이 가리네!" 하며 안도하지.


집에서는 정해진 장소에서 배변판에 볼일을 보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화장실은 잔디밭이야.

클로버 더미 위해서 싸는 것도 시원하지!

그 쾌감을 잊지 못하고 어떤 날에는 산책할 시간까지 볼일을 참기도 해.

두 가지 효과가 있지. 쾌변과 산책!

엄마가 산책을 감행하도록 내가 조종하는 거지. 흐흐흐.


그런데 말이야.

사실 모든 반려견의 99.9999%는 결벽증에 가까운 깔끔쟁이들이야.

어린 시절부터 본능적으로 생활공간과 화장실을 구분하지.

사람들은 아무 데나 대소변을 본다고 하지만, 잘 살펴보면 거기는 그 강아지가 원래부터 화장실로 인식하고 볼일을 보던 장소이거나, 생활공간이 아닌 곳이지.

그곳에서 볼일을 보지 않도록 하고 싶다면, 당장 장난감과 간식을 가지고 그 장소에서 놀도록 해줘.

그곳이 노는 장소라고 인식하게 되면, 그 강아지는 그 순간부터 그곳을 화장실로 생각하지 않아.


내 반려견이 어느 타이밍에, 어느 장소에 볼일을 보는지를 지켜보는 것.

그게 화장실 훈련의 핵심 포인트지!

아주 조금만 관심을 갖고 반려견의 배변활동을 지켜보면 화장실 바꾸기는 아주 쉬운 문제인 걸?

더러운 강아지로 오명을 쓰고 있는 모든 반려견을 위해, 친구들의 억울함을 내가 대신 얘기하도록 할게.


당신의 반려견은 화장실을 못 가리는 게 아니라, 그곳을 화장실을 생각하고 있는 것뿐이랍니다.
"훈이 쉬한다, 훈이 쉬해요, 이모!" (찰칵)
원래부터 길들여지는 건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랑과 관심, 고래도 춤추게 하는 칭찬이면 당신의 반려견도 천재견이 될 거예요.... 음.... Maybe?


혹시 반려견 훈련법에 대해서 자세히 궁금한 엄빠들이 있으신가요?

그건 다음에!

'도시견 훈이의 시티라이프: 훈련 편'을 위해 아껴둘 거예요.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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