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손으로, 마음으로 읽으며
혼자가 혼자에게를 읽은 이후 이병률 작가님의 책을 몽땅 빌렸다. 그리고 금세 이렇게 또 한 권의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저런 핑계거리로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는 내가 끝없이 부끄러워졌다. 내가 보고 듣고 알고 있는 것은 이 세상의 반의 반의 반도 안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아주 깊은 우물 안에 있는 조그마한 개구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개구리가 되어 아주 기분 좋은 여행을 갔다온 기분이다. 잊혀지지 않을 만큼 생생한. 사진 속에서는 저자가 전 세계 이곳저곳을 돌며 찍은 사진들이 가득하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주 침착하면서도 따뜻하다. 그리고 사랑이 가득 담겨있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그 속에 들어가 그 순간을 함께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의 시선 끝에는 항상 사람들이 멈춰있곤 했다. 상쾌한 미소를 짓고 있거나, 살짝 찡그리거나, 사뭇 진지하거나, 조금은 긴장하거나. 이렇게 가지각색의 표정을 한 사람들이 모두 책 안에서 살아 숨쉬고 있었다. 혼자가 있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결국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 가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그 또한 사람들의 여러 표정들에 이끌리고 말았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책이 쌓여갈수록 그를 자꾸만 만나보고 싶어진다. 참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그와 이야기를 하면 그의 감성을 조금이라도 닮을 수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마음을 아리는 문장을 끊임없이 써내려가는지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아껴 읽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면서도 어느새 책의 끝자락을 접고 있는 나 또한 한편으로는 감탄스럽다. 이렇게 멋진 책을 나에게 선뜻 선물해 주어서 감사하다. 그래서 나도 나중에 누군가에게 이 책을 꼭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나와 같은 감정을 느꼈으면 하고 바라면서.
사진첩인 것 같기도 하고, 시집 같기도 하면서, 일기장 같기도 한 이 알 수 없는 오묘한 책에 자꾸만, 자꾸만 끌린다.
내 마음을 뺏어간 그 문장들을 눈으로 읽고, 손으로 읽고, 마음으로 읽으며 오래오래 마음속 깊숙이 넣어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