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색 보약 당근, 베타카로틴 흡수율을 8배 높이는 방법
당근은 늘 곁에 있었다. 국이나 볶음, 샐러드에 이르기까지, 식탁 어디든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채소. 그래서일까, 우리는 그 소중함을 종종 잊곤 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당근은 그저 흔한 채소가 아니라, 건강을 지켜주는 주황빛 보약이다.
특히나 그 안에 담긴 ‘베타카로틴’은 눈 건강, 피부 보호, 항산화 작용까지 두루 갖춘 자연의 선물이다. 다만, 그 선물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우리가 먹는 방식부터 다시 돌아봐야 한다.
당근 / 푸드레시피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당근을 생으로 먹는다. 아삭한 식감에 건강을 생각해 주스로도 많이 갈아 마신다. 그런데 이 방식은 당근의 핵심 성분인 베타카로틴을 우리 몸이 흡수하기 가장 어려운 형태다.
베타카로틴은 지용성, 즉 기름에 녹는 성질을 지녔다. 게다가 단단한 당근의 세포벽 안에 갇혀 있기 때문에, 열을 가해 세포벽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그 귀한 성분은 대부분 그냥 지나쳐버리게 된다.
나는 이 사실을 알기 전까지 매일같이 생당근을 씹으며 건강해지고 있다고 믿었는데, 실은 그 절반도 몸에 들어오지 않았던 셈이다.
그래서 당근을 먹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름에 볶는 것’이다. 껍질을 벗기지 않고, 깨끗이 씻어 적당한 크기로 자른 당근을 올리브오일이나 참기름에 볶아주는 것만으로도, 흡수율이 무려 8배 가까이 높아진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두 가지 더 있다.
하나는 ‘껍질째’ 먹는 것. 대부분의 베타카로틴과 항산화 성분은 껍질과 바로 아래에 몰려 있다. 유기농 당근을 고르고, 흙만 털어낸 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또 하나는 ‘미리 자르지 않는 것’. 당근을 미리 썰어두면 잘린 면이 공기와 닿아 산화가 시작된다. 먹기 직전에 손질하는 것, 이 작은 습관이 영양소를 지키는 비결이다.
주스로 마시는 당근도 예외는 아니다. 여러 채소와 함께 갈아 만든 건강 주스 속에도 함정이 하나 숨어 있다. 당근에는 ‘아스코르비나아제’라는 효소가 있는데, 이는 비타민 C를 파괴하는 성질이 있다.
특히 무, 오이 등 비타민 C가 풍부한 재료와 함께 섞일 때 문제가 된다. 이때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식초나 레몬즙을 몇 방울 넣는 것이다.
산성에 약한 이 효소는 그 작은 산에 의해 기능을 멈춘다.
나는 아침마다 당근주스를 만들 때마다, 레몬즙을 한 바퀴 톡 떨어뜨리는 습관이 생겼다. 아주 사소한 변화지만, 그 덕분에 주스 하나로도 더 많은 영양을 챙길 수 있게 됐다.
당근은 정말 고마운 채소다. 눈 건강을 지켜주고, 면역을 높이며, 체내 염증을 완화하고 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 모든 효능은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오늘은 당근을 볶아보자. 껍질째, 기름과 함께, 바로 요리해서. 그렇게 당근을 다시 만나는 순간, 평범한 채소였던 당근이 진짜 ‘주황색 보약’으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