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 영양은 지키고 당독소는 줄이는 법. 건강하게 먹는 조리 원칙
연근은 아삭한 식감과 단맛, 그리고 높은 철분 함량 덕분에 ‘천연 철분제’로 불릴 만큼 영양 가치가 높다. 데친 연근 100g에 1.1mg의 철분이 들어 있어 대부분의 뿌리채소보다 월등하다.
여기에 비타민 C, 위벽을 보호하는 뮤신, 염증·지혈에 도움을 주는 탄닌까지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가장 흔한 조리법인 연근조림은 이 영양을 떨어뜨리고 ‘최종당화산물(AGEs)’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연근을 고온에서 오래 조리하면 비타민 C가 빠르게 파괴되고, 단백질·지방이 당과 결합해 최종당화산물이라는 유해 물질이 생긴다. 이 물질은 만성 염증과 혈관 손상을 일으켜 당뇨 합병증과 동맥경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간장·설탕으로 졸여 만드는 연근조림은 마이야르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 AGE가 증가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수분이 적고 175℃ 이상이 되는 구간에서 AGE 생성이 빠르게 증가한다.
연근의 효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온도를 낮추고 수분을 확보하는 조리가 핵심이다. 생으로 먹으면 비타민 C 손실 없이 영양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고, 산뜻한 샐러드나 주스로 활용하기 좋다.
생식이 부담스럽다면 끓는 물에 식초를 약간 넣고 짧게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떫은맛을 줄이면 된다. 데치기는 100℃ 이하의 습열 조리법이라 AGE 생성을 막고 아삭한 식감을 살리는 데 가장 적합하다.
데친 연근은 샐러드, 냉채, 초무침 등 신선한 요리에 잘 어울린다. 또한 밥에 잘게 썰어 넣으면 식감과 영양을 동시에 살린 영양밥을 만들 수 있고, 카레나 찌개에 감자처럼 넣어도 비타민 C 손실 없이 조리가 가능하다.
찌거나 끓이는 조리는 수분이 풍부해 고온이 되지 않으므로 AGE 생성 위험이 낮다. 이러한 저온·습열 조리법은 연근 고유의 영양을 최대한 보존한다는 점에서 가장 안전한 방식이다.
연근조림을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면 조리 방식을 바꿔 AGE 생성을 줄일 수 있다. 두꺼운 냄비나 무쇠 냄비를 이용하면 열이 서서히 전달되어 특정 부위만 과열되는 상황을 막아 준다.
강한 불에서 빠르게 조리하는 대신 약불에서 뚜껑을 덮고 수분을 유지하면 마이야르 반응이 크게 줄어든다. 조리 시간을 줄이기 위해 처음부터 높은 온도로 끓이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조림은 가끔 즐기고, 평소에는 데치거나 찌는 방식을 기본으로 삼는 것이 좋다. 연근은 작은 조리 차이만으로도 건강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 오늘부터는 온도와 수분을 조절하는 조리 습관으로 연근의 장점을 온전히 살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