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기쁠 희 Jun 10. 2021

03 첫 직장, 첫 고객을 만났다

진심이 만든 첫 번째 기회

(저번 글과 이어집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일찍 출근해서 간밤에 쌓인 백화점의 음성 메시지들을 체크해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오 이거 대박이다' 하는 손님의 전화를 받았는데 바로 명품 패딩 재킷을 찾던 분이었다. 제품명을 검색해보니 백화점에 사이즈도 딱 하나 남아있어서 지체할 시간 없이 바로 재킷을 가져다가 홀드*해놓고 다시 연락을 드렸다. 그분은 고맙다고 얘기하면서 기프트 카드로 구매를 하고 싶은데 배송이 3일 후라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내게 너무나 필요한 커미션이었기에 이 달달한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고, 원래 홀드 기간이 최대 하루인 백화점의 룰을 깨고 나는 3일을 요리조리 피해서 상품을 사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손님은 오기로 한 당일, 기프트 카드 배송이 늦는 중이라며 이틀 연장을 더 희망했다. 대부분의 경우 이렇게 미루다가 갑자기 잠수를 타버리는 사람들이 많기에 순간적으로 힘이 쭉 빠졌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기로 했다. 그 사람도 진짜 급한 걸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창고를 여기저기 바꿔가며 사람들의 눈을 피해 3일을 더 숨겨 다니고, 휴무에는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간절히 부탁해서 옷을 사수한 결과, 드디어 클라이언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여자 친구와 함께 매장에 방문해서 옷을 입어보고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를 했다. 그리고 나서 고생하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고, 내가 중간에 한 번씩 물건이 잘 보관되고 있음을 알려준 것에 대해서도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부터 여성 의류 쪽 상품이 필요할 때는 무조건 나를 통하겠노라 이야기해주었고, 그렇게 첫 고객이 생겼다. 


그렇게 몇 달을 연락이 없던 그가 갑자기 또 한 번 연락이 왔고, 내게 커미션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 특정 브랜드의 가방을 부탁했다. 하지만, 어렵게 내가 신뢰를 쌓은 클라이언트를 포기할 순 없었기에 그쪽 브랜드의 세일즈에게 바로 연락을 해서 가방을 사수해주었다. 


실제 대화내용 


이것도 거의 1주일이나 걸려서 홀드하기가 매우 고생스러웠지만 세일즈를 거듭 설득시켜서 결국 결제에 성공시켰다. 그는 내가 관리하는 브랜드가 아니라서 커미션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되었는데, 미안하다며 50불짜리 스타벅스 카드를 주었다.


그거면 됐다고 생각했다. 그냥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컸는지 모른다. 

그리고 7월 1일 캐나다 데이, 공휴일에도 어김없이 일을 하고 있던 나에게 문자가 하나 왔다.






*홀드(Hold): 원하는 상품을 하루 정도 예약해둘 수 있는 제도

이전 02화 02 경력 없는 영업사원이 돈 버는 법
brunch book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캐나다 백화점에서 IT기업까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브런치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