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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쁠 희 Aug 04. 2021

07 쌩신입이 당장할 수 있는 것

회사와 프로덕트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던 신입으로 살아남기

백화점에서 옷을 팔던 내가, 서비스 정신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소프트웨어 회사에 들어와 앉을 기회를 얻었으나 쉽지 않았다. 제대로 된 트레이닝을 받기는 포기했지만, 옆에서 다른 분들이 하는 일들을 아무리 쳐다봐도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것저것 해보면서 배우라며 연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에 액세스(access)를 받았지만, 뭘 어떻게 하는지 모르니,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하루 7시간 반은 업무 시간인데, 결국 속으로 '나는 쓰레기야'를 외치다가 하루가 가기만 했다.


누군가가 일을 줄 때까지 기다릴만한 상황이 아님을 파악했다. 그 자리에 앉아 시간만 축낼 수는 없는 법.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은 공부였다. 애초에 계약서에 사인을 할 당시, 취득을 하면 회사의 이미지도 좋아질 것이라며 공부하기를 권했던 자격증이 하나 있었는데, 한 자격증을 따려면 5번의 시험을 봐야 했다. 각각 공부해야 할 내용이 방대했기 때문에, 내 사수가 몇십 년을 미루던 시험이었다고 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는 공부 따위 하지 않으리라 이를 갈았는데, 나 스스로 책을 펼치는 선택을 한 것이다.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하고, 첫 번째 시험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도 내가 이것을 공부하는 시간만큼은 업무 시간으로 배려해주었다.(정확하게는 아무도 내가 뭘 하는지 신경 쓸 여유가 없어서 내가 하는지도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미친 듯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외울 것도 많아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는데 출근하면서, 회사에서 그리고 퇴근 후 까지 계속해서 공부를 했다. 흥미가 있는 분야가 아녔기에 쉽지 않았지만, 지금 현재 내게는 자격증이 필요의 영역에 있는 목표였다.


공부를 시작한 지 한 달 후, 나는 첫 시험을 보러 갔다. 시험장은 토익/토플을 보던 곳처럼 컴퓨터 양 옆에 칸막이로 가려져있는 형태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시험을 치르고 있었다. 주머니 검사까지 다 하고 필요한 짐만 챙겨서 들어가 자리에 앉았는데 그렇게 떨릴 수가 없었다. 컴퓨터로 진행하는 시험이기에 제출과 동시에 점수를 볼 수 있었고, 그렇게 3시간 후, 나는 첫 번째 자격증 시험에 합격증을 받았다. 


시험에 합격했다는 메세지를 보낸 뒤 사장님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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