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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Mar 26. 2020

모든 여자에게 친절한 남자, 계속 만나도 될까?

전 여친한테도 친절한 이 남자, 어떡하죠?


만인의 연인은 결국 그 누구의 연인도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물론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아무에게나 미소를 짓고 친절을 베푸는 것이 연인에게는 의도치 않게 상처가 될 수 있다. 한 번쯤 만인의 연인과 연애를 해본 경험이 있다면 더욱 공감할 것이다. 다른 이성에게 한없이 친절한 연인의 모습에 마음 한구석에서 질투가 피어오르고, 결국 그 질투가 두 사람의 관계를 집어삼킨다.


오늘 사연의 주인공인 A씨도 그렇다.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두 달째 연애 중인 A씨는 요즘 만인의 연인인 남자친구 때문에 고민이 많다.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친구는 첫 만남부터 A씨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두 사람은 그렇게 연애를 시작하게 됐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A씨와 달리 남자친구는 지방에 있는 대학을 다니고 있어 자주 못 만났지만, 서로를 향한 두 사람의 애정은 물리적 거리는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대단했다.


연애를 시작한 지 한 달쯤 지났을까. 어느 날 A씨는 우연히 남자친구의 휴대폰을 보게 됐다. 아는 동생들이랑 친구들에게서 메시지가 잔뜩 와있었다. 평소 남자친구의 사생활에 크게 신경 쓰는 편은 아니었던지라 '남자친구가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가 보다'하고 넘어갔는데, 늦은 밤 남자친구의 휴대폰에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계속 전화가 걸려왔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좀처럼 전화를 받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대체 누구길래 이 시간에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계속 전화를 거는 걸까? 궁금증을 참다못한 A씨는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받아보라고 권했고, 남자친구는 A씨의 말대로 전화를 받았다.


그때 수화기 너머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요약하자면 "너 때문에 전화번호도 안 바꿨다"며 "여자친구 생겼다고 들었는데, 난 네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라는 내용이었다. 한 마디로 미련 가득한 전 여자친구의 전화였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단호하게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는 말만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도 전 여자친구의 전화는 계속됐다.

 

참 동안 상황을 지켜보던 A씨는 슬슬 화가 났다. 결국 A씨는 처음으로 남자친구에게 화를 내고야 말았다. A씨는 "네가 제대로 행동을 안 하니까 전 여자친구가 계속 너한테 매달리는 거 아니냐"고 따졌다. 이후 남자친구가 휴대폰 번호를 바꾸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러던 어느 날 A씨가 남자친구와 함께 있는데, 남자친구가 하루 종일 누군가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게 보였다. 그래서 남자친구가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남자친구의 휴대폰을 슬쩍 봤다. 상대는 여자였다. 남자친구에게 오빠라고 부르는 것을 보니 아는 동생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미 판도라의 상자는 열린 상태. A씨는 남자친구가 아는 동생과 무슨 이야기를 하길래 하루 종일 문자를 주고받나 궁금해졌다. 그래서 남자친구 몰래 메시지 내용을 훔쳐봤다. 그런데 여자 쪽에서는 남자친구에게 호감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때 화장실에 갔던 남자친구가 돌아왔다. 화가 난 A씨는 남자친구에게 휴대폰을 들이밀며 "여자친구 있다고 말 안했냐"며 따졌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아직 말할 기회가 없어서 못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루 종일 연락하면서 말할 기회가 없다니, A씨는 황당했다. 질투심이 생긴 A씨는 남자친구에게 이 여자와 연락을 하는 것이 신경 쓰인다고 말했고, 남자친구는 연락을 끊겠다고 약속했다.


두 번의 큰 사건(?)을 마무리 짓고, 두 사람은 연애 두 달 차에 접어들었다. 어느 날 남자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과거 이야기가 나왔는데, 남자친구가 "사실 그 동생이 나 좋아한다고 고백했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남자친구의 말을 들은 A씨는 어안이 벙벙해져 "지금 그걸 자랑이라고 말하냐"며 "너 좋아한다는 거 알면서도 계속 연락한 거냐"라고 물었다. 그런데 이어진 남자친구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남자친구는 "메시지가 왔을 때 꼭 답장을 해줘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무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집에 돌아온 A씨는 생각에 잠겼다. 과연 남자친구가 이 동생한테만 친절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여자에게도 친절한 것일까, 만약 모두에게 친절한 만인의 연인이라면 이 남자와 계속 연애를 해도 될까 혼란스러웠다. 만인에게 친절하다 못해 전 여친한테도 계속 연락 오는 이 남자, 과연 A씨는 남자친구와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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