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스며든 풍경들
축축한 현관 구석에 겨우 기대고 있는
낡은 우산 하나
거세게 맞은 빗방울을 다 털어냈는데도
끝자락엔 아직 눈물이 맺혀 있네
흐느끼던 하늘은 어느새
슬며시 미소 짓는데
그 미소를 따라 어깨의 짐을 내려놓았건만
마음 한 구석은 끝내 마르지 않아,
펼치면 스르르 쏟아질까
밝은 미소에도 움츠러드네
<조용한 시는 말이 없지만> 출간작가
고요한 문장으로 마음을 건드리는 시를 쓰며, 말보다 느린 마음을 쓰는 달유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