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6일 (월)
요즘에 투자 관련 책이 아닌 교양서나 소설 그리고 에세이를 읽을려고 노력한다.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친 독서를 하게 되면 생각도 한 방향으로 너무 치우쳐져서 생각의 폭이 좁아진다. 책의 선택 기준은 누구나 읽는 베스트셀러 기준으로 정한다. 사람들이 요즘에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고 그것이 나와 비슷한 상황이기도 하다.
오늘 선택한 책은 "초역 부처의 말"이다. 일본 작가가 불교 법전을 나름 해석하여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줄려고 노력한 책이다. 내용은 어렵지 않고 생각을 유도하여 내가 직면한 어려움을 생각해서 극복의 방법을 찾게 하는 것이다. 물론 그게 틀리던 맞던 중요하지는 않다. 내가 뭔가를 깨달아서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세상을 내 중심으로 마음 편하게 살아가라는 것이 책의 주된 메시지라 생각된다. 앞 부분은 "화"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나는 "화"가 특히 많은 사람이다. 감정적인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다. "화"가 나기 시작하면 감정에 휘둘려서 아무 말 대잔치로 상대를 공격하고, 감정관리가 서툴러서 상대에게 비수가 되는 말까지 나온다. 화가 나면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 그래서 더 더욱 화가 자주 난다. 그리고 아집이 강한 사람으로 남는다.
"화"가 날수록 남 탓에 집중한다. 내 잘못은 아니고 남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화 나는 것에 대한 개선이 어렵다. 내가 남을 고쳐 가면서 화를 관리해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인가? 내 화도 관리가 안되는데 남의 화를 관리해야 한다니.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회사에서 중동 영업을 담당한다. 작년까지는 유가가 좋아서 담당지역에서의 영업 활동은 어렵지 않았다. 뭐를 팔아도 잘 팔리는 그런 황금 시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미국이 전 세계 유가를 좌지우지 하면서 유가는 50불대까지 떨어졌고, 담당지역은 유가 하락으로 정부 예산 축소로 영업에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작년에 장사가 잘 될 때에는 어떤 문제가 영업상에서 발생을 해도 부드럽게 잘 넘어 갔다. 워낙 시장 분위기가 좋고 매출도 늘 초과 달성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나와 같이 일하던 주재원은 큰 의견 충돌없이 1년을 지냈다. 그러나 영업이 안되고 실적이 안 나오면서 주재원과의 갈등은 시작되었다.
올해 상반기에 무리하게 거래선들에게 우리 물건을 가격으로 드라이브하여 판매를 했다. 그 결과 시장에서는 수요가 없어서 그대로 거래선 창고에 쌓이게 되었다. 나는 본사 담당자이기에 거래선에 무리하게 가격 인하하여 물건을 팔면 안되고 우리가 들고 가야 함을 지속적으로 이야기 했다. 또한 공장에서 공급되는 물건은 모두 다른 지역으로 판매 전환해야 함을 이야기 했다. 그러나 주재원은 매출 차질을 낼 수 없어서 무리하게 셀인 영업을 강행했다. 결국 하반기에 독이 되어 돌아 왔다.
6월에 주재원이 바뀌고 새로 나간 영업 주재원이 기존 주재원이 무리하게 유통에 재고로 남긴 물건들에 대한 판매를 떠 안게 되었다. 신임 주재원은 부임하면서부터 판매와 유통 재고에 대한 스트레스로 밤에 잠을 못자고 맹장이 터져서 수술까지 받는 상황이 발생되었다. 스트레스 앞에서 사람은 한없이 약한 동물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실적에 대한 압박이 극도로 세게 주재원을 괴롭힌다.
문제는 전임 주재원은 귀임하여 본사로 들어왔고, 본인이 만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모두 회피하고 본사에 잘 적응해 간다는 것이다. 큰 회사의 문제는 운이 좋으면 내가 만든 문제를 내가 굳이 안 풀어도 된다는 것이다. 잘 피해 가는 것도 능력이 되는 것이다. 나는 그런 문화가 아주 싫다. 잘못을 했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피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의사결정권자들 사이에 잘 붙어 있으면 내가 벌린 문제에서 멀어지고 제 3자 모드로 이슈에 대해서 의견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책임은 없다.
나는 전임 주재원이 너무 싫다. 머리 속에서 재수 없고 나쁜 놈이라는 생각만 든다. 그래서 그 친구가 본사로 들어왔을 때 그 어떤 말도 섞지 않고 같이 일하지도 않을려고 노력 했다. 개인적으로 문제를 만든 그 친구만 보면 화가 났다. 그 친구로 인하여 나는 끊임없이 보고서를 쓰고 반성문을 작성하고 있다.
열받는 생활이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친구는 의사결정권자 옆에 붙어서 나름의 생존을 잘하고 있다. 물론 그것도 능력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능력이 아주 싫다.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마인드. 나도 곱씹어 본다. 나도 그 나이 때는 그렇게 살았는지? 나는 적어도 그렇게 살지는 않았다. 나이와 직급이 중간관리자 이상인데도 행동은 중간관리자 이하이다.
그래서 요즘에 몸 속에 "화"가 가득찬 시기가 늘었다. 아는 형이 나에게 조언을 했다. 우린 어짜피 임피 시기가 되면 나가야 할 수 있으니 남은 시기를 굳이 고민하지 말고 듣고 다 배출하면서 마음 속 화를 늘리지 말라고 한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게 시작된 마음 속의 "화"는 또 다른 "화"를 너무 쉽게 부른다. 화가 화를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요즘은 그런 상황 속에서 버티기에 들어갔다.
상대방의 잘못을 보고 그것에 얽매일 필요는 없단다. 그 일은 그 사람의 업보이고 내가 거기에 엮일 필요는 없는 것이란다. 나는 지금까지 업무에서 발생한 일이 귀임한 주재원이 잘못했고, 그 일로 남아 있는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게 맞는 것인가 라는 의구심이 생겼다. 그게 나만의 해석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윗 분들은 그 친구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그 친구는 의전에 강해서 윗분들의 입맛을 다 맞춰주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신뢰를 받았다. 나와 차이점이다.
그 친구를 생각하는 나의 시점을 나의 내면으로 돌려 보았다. 내가 적극적으로 그 친구를 말리지 못했고 사실 그 친구가 하는 행동에 소극적으로 대응을 했다. 물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친구를 인간적으로 싫어함을 적극적으로 표출하여 사람들에게 알렸다. 과연 이렇게 하는 행동이 맞았을까? 다시 한 번 더 곱씹어 보게 된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너무 고집이 세고 화가 많은 것은 맞다 그래서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이제는 그 친구를 내 마음에서 지우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일을 하면 된다. 현재의 일을 그 친구와 연결하지 말고 모두 끊어 내고 현재 주재원과 코드를 맞춰서 일하면 된다. 내가 같은 업무를 오랫동안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기회가 오면 내가 다른 지역으로 업무 전환하면 된다. 내가 문제를 더 키울 것이 아니라 적당한 선에서 관리하면 된다.
상대방을 욕하기 전에 나를 먼저 돌아보자. 그리고 내가 선입견을 가지고 상대방에 대해서 무작정 돈키호테식으로 돌진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여러가지 생각을 만들어서 그게 나를 더 힘들게 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이제는 그 친구를 마음에서 놓아주고 나에게 좀 더 집중하자. 나를 위한 시간을 갖으면서 내가 무슨 일을 했고 무엇을 어겼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자.
내가 나를 컨트롤 할 수 있지만, 상대방을 컨트롤 할 수는 없다. 나를 먼저 돌아보자.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