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친구가 있다.
그는 학창 시절, 전교 일등을 놓치지 않았다.
대학에 가서도 꾸준했다.
대학원을 가고, 박사 논문을 쓰고...
내가 아는 그는 늘 도서관에 있었다.
아직까지 여전히 주말도 없이 연구실에
출근 도장을 찍는 중이다.
전생에 일하다 죽은 귀신이 붙었나 싶은
그는 자주 한숨을 쉬며 말한다.
"나는 너무 게으른 사람이야."
내가 아는 또 다른 친구,
주위 사람들에게 넉넉하게
마음 쓸 줄 아는 누가 봐도 좋은 사람.
주위 사람들은 죄다 그녀를 착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이기적'이라 말했다.
반면, 꽤나 쌀쌀맞고 야박한 친구는
자신에게 굉장히 후한 평을 주는 편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말 소리'만 같을 뿐,
저마다 다른 기준 아래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말이란, 믿을 게 못 된다.
누군가를 알려면 피곤한 길 밖에 없다.
느릿하고 치열하게 함께 부대끼는 것.
오롯이 내 시선으로 오래도록 관찰하는 것.
더 좋은 수가 있다면 누구라도 알려주길 바란다.
내가 찾은 방법은 아직까진 이것 뿐.
꼼수 부리고 싶어도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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