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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온기 Aug 04. 2021

2화 운명

에세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이 사람들의 손목에 묶여져 있  만나야 할 사람들은 긴 시간을 지나도 이어져 있는 끈 때문에 만나게 되어 있다고 한다.

혹시 그 길에서 다른 사람들 만나더라도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고 내 손목에 채워진 인연으로 향하게 된다고 말이다.


그래서였을까 지금의 남편과 결혼은 평균적인 연애 기간도 없이 만난 지 딱 1년 만에 결혼하게 되었다. 결혼을 목적으로 만남이 시작된 것도 아니었고 꼭 신의 계획처럼 결혼을 준비하고 차근차근 진행되며 결혼 날짜 역시 시즌임에도 한번에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연애 시절 대화를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갈 때 우리에겐  만날 기회가 두번 있었던 걸 알게 되었다.


둘 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먼저 했다. 그런 이유로 난 직장인 야간대학을 선택했고 합격을 했다.  입학이 다가올 쯤 일이 생겨서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되었고. 같은 시기 남편도 직장인 야간대학을 지원했고 합격했다고 한다. 그리고 남편은 졸업했다.

남편이 졸업한 대학은 내가 합격했던 대학이고 심지어 학과도 같은 곳이었다. 내가 입학을 했다면  남편을 그때 처음 만났을 것이다.


두 번째 기회는 다음 해 4년제 대학으로 입학을 하게 되었고. 2년의 학교생활을 하고, 3학년이 되면서 휴학을  했다. 남편은 2년제 야간대를 졸업하고, 내가 휴학을 한 뒤  같은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에 편입을 했다. 두번째 역시 엇갈린 길에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의 손목에 인연의 끈이 묶여 있었던 것일까?

남편이 졸업하고 몇년 뒤 우린 결국 테이블을 두고 마주 보게 되었고, 처음본  우린 결혼할 거라는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인연의 끈이 조금씩 당겨져 거리를 좁혔던 것 같다.


지금도 남편과 나의 손목에는 끈이 묶여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내가 삶에서 죽음으로 가는 그날까지 이 끈은 절대 끊어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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