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해 둔 거 정리하다 보니 먹이고 재우는 게 전부다. 하지만 그 두 가지가 너무 힘든 신생아 육아. 신생아 포도는 이맘때 배앓이를 심하게 했다. 마침 콧물 때문에 항생제를 먹고 있어서 그게 문제가 되려나 싶어 병원에 물어봤더니 그것도 아니라고 했다. 분유 타는 방법도 바꿔보고 젖병도 바꿔보고 했는데 소용이 없어서 가지고 있던 다른 분유 샘플을 먹여보았다. 다행히 배앓이는 눈에 띄게 줄긴 했는데, 녹변을 보고 자주 게워냈다. 하지만 이것도 분유 때문인지는 확실히 알 수가 없다. 모든 것이 모호한 신생아 육아…. 일단은 배앓이가 줄었으니 바꾼 분유로 정착해 보기로. 그래도 수유가 마냥 힘든 건 아니었다. 목에 손수건을 대면 맘마 주는 줄 알고 좋아서 버둥거리기도 포도의 모습이 재밌기도 했고, 수유할 때 손을 잡고 있는 느낌도 너무 좋았다.
밤중 수유는 아무리 해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어떨 땐 푹 자고 일어난 것처럼 깨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몸을 바로 일으키기가 힘들었다.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울음소리에 ‘응응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목소리로만 포도를 달래 보지만 다시 잠든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다 생후 54일엔 3시간을 연속으로 잤고, 70일 즈음에는 4시간까지도 잤다. 통잠이 서서히 다가오는 것일까. 100일의 기적이 100일 전에 왔으면 좋겠다.
안고 있으면 누우려고 머리와 다리에 힘을 준다. 자기가 좋아하는 자세인가 보다 하고 원하는 대로 안아준다. 이렇게 조그만 아기가 취향이란 게 있다는 게 신기하고 웃기다. 눈 맞춤도 꽤 잘 된다. 한없이 맑은 포도의 눈.
신생아 육아의 커다란 힘듦 속에는 또 작은 힘듦들이 있었다. 매일 피곤한 상태로 아침을 맞이하다 보니 아인이의 등원 준비시간은 늘 짜증으로 시작해 짜증으로 끝났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넘어갔을 행동들도 참지 못하고 잔소리를 해댔다. 전쟁 같은 아침이 지나면 늘 아인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 와중에 포도는 또 콧물감기에 걸렸다.
하지만 난 단순한 편이라 다정한 말 한마디에 하루종일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누군가는 포도가 태어난 게 기적 같다고 말해줬고, 누군가는 아직은 견딜만하다는 나에게 대단하다고 해줬고, 또 누군가는 너무 수고한다고 해줬다. 그런 사소한 말들이 힘이 되는 나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