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한 모닝루틴 '나'라는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남편과 말 안 한 지 3일 차.
답답한 게 없다. 예전만큼 전전긍긍하지도 않는다.
나를 또 건드리는 건 신랑이 벗어놓은 반지뿐.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겠다는 마음가짐.
나도 반지를 빼서 신랑의 반지와 함께 상자에 고이 담아 안 보이는 곳에 넣어두었다.
아이들도 보고 싶지 않은지 매일 밤늦게 들어온다.
예전엔 일 때문에 늦고, 어쩔 수 없는 회식으로 인해 늦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타인에 의해서가 아닌 신랑 스스로 술자리를 자처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난 후부터는 이 점에서는 섭섭하지도 않다.
싸우기 전, 친구 와이프가 유산을 했다며 친구와 술 한잔하기로 했다고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하니 너무 웃기다. 자신의 가족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사람이 남의 가족을 위로하러 간다니..!
수영 가서 물속에서 운동을 하다 보면 머릿속에 근심걱정이 없다가도 집에 들어오면 오만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 그럴 때마다 힘을 주는 책을 자꾸만 찾아 읽기 시작했다.
원래도 책 읽는 걸 좋아했지만, 요즈음 들어 더 다양한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놓고 이 책 저 책 읽으며 마음에 드는 구절은 필사를 하고 있다.
구인구직도 해보고 있다.
이력서를 넣을 때마다 '나를 뽑아 줄까?'
'나이가 많은 디자이너' 꼬리표가 내 머릿속을 어지럽히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 노력하며 구인구직 이력서도 넣어본다.
어느 때와 같이 도서관을 들려 원하는 책을 찾아 빌리러 가는 순간, 우연히 발견한 하나의 책이 있다.
그 책의 이름은 '행복으로 가고 있어'라는 아주 귀여운 일러스트가 그려진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우울증 극복기에 관한 책인데, 이 책의 저자를 도와주는 친구와 친오빠가 있다.
‘나는..... 없네 하하하하’ 그래,
그래서 난 SNS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브런치에 나의 글을 올리면서 나 스스로 위로하며 극복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도 결혼하고 나서 정신과를 3군데나 들렸던 이력이 있다. 항우울제를 먹었으나 소용이 없었다.
혼자 견뎌 보겠다고 약을 안 먹기 시작했다.
앞 전의 나의 글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내가 이런 상황에 놓인 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을 마주 보고 살아야 한다는 걸 최근에서야 더 뼈저리게 깨달은 거 같다.
신랑이 말하길,
" 너 돈 버는 거 내 탓이 아니고, 네가 필요해서 하는 거야"라고 하던 말이 머릿속에 맴돌기도 할 때 있지만 그때마다 “다시는 당신의 가스라이팅에 이제 넘어가지 않을 거야!” 외쳐본다.
2년 전에 했던 모닝루틴을 다시 꺼내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 긍정적인 생각을 먼저 적기 시작했다. 삶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10분 정도 책 읽기. 비타민 챙겨 먹고, 아이 깨워 사과 반쪽 함께 먹으며 학교 보낼 준비 하고,
오전 10시 전에 쬐는 광합성이 좋다 해서 타지도 않는 버스 정류장에 대학생들과 서있는데, 괜한 젊은 기운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내년에 함께 사업을 꾸려가기로 남편과 이야기가 되어있었는데, 싸우기 전 잡혀있던 교육을 가야 하나 망설이다 수영을 포기하고 교육을 들으러 갔더니 남편이 먼 자리에 앉아 있었다.
내가 늦게 도착했기에 뒤늦게 문 열고 들어온 날 분명 발견했을 거라.
우리는 서로 모르는 척했다. 근데 뭐 나쁘지 않았다. 나는 나의 일을 위해 온 거라.
너와 함께 일을 하지 않아도 나에게 쓸모 있을 교육이라는 마음 가짐으로.
그렇게 집에 들어와 글을 쓰는 지금도 왠지 모르게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진다.
'열심히 살던 나잖아.'
'이루고자 하는 일은 이루어 내는 나잖아'
'괜찮아, 넘어지면 어때 다시 일어서면 되지'
'충분해 잘하고 있으니 너무 마음 졸이지 말자'
'남에게 쓴소리 못하는 나인데, 이젠 자기주장이라는 걸 하도록 연습해 보자 하다 보면 실력이 늘 거야'
'넌 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