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가는 12년의 기록

나 다움

by 단해



12년 동안 매일 일기를 써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하루를 기록하는 습관으로 시작했다.

소중한 하루를 기록하며,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좋았던 일과 속상했던 일을 가리지 않고 모두 적어 내려갔다.



쌓여온 일기를 돌아보며 내가 얻은 가장 큰 배움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데는 시간과 반복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꾸준히 기록하며 나는 나 자신을 조금씩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왜 그렇게 외로웠는지, 무엇이 나를 공허하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묵묵히 견뎌낸 나의 강인함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록은 단순히 하루를 적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난 뒤, 예전의 일기를 다시 펼쳐 보면 그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를 위로하고 있는 장면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그때는 분명 버거웠지만 결국 견뎌냈고, 지금은 괜찮아졌다는 사실이 무언가 단단한 위안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언젠가는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다.



이런 확신은 오직 기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이다. 기록은 스스로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미래의 나에게 남기는 작은 위로다.



돌아보면 ‘빨리 깨달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오래된 사진을 보면 누구나 “저때 참 좋았지”라고 말하게 되지만, 그런 감상은 결국 지금 이 순간에도 적용된다. 지금의 시간도 언젠가는 분명 ‘좋았던 시절’로 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는 현재로 이어지고, 현재는 미래의 기억이 된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순간이라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일기를 쓴다고 해서 인생이 극적으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록하는 삶은 분명 다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를 스스로에게 묻고 또 답해가는 이 여정은 결국 나다운 삶을 향한 길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스스로를 알아차리기 위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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