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일곱 번째 감사일기

by 김단아

주말에 아이와 어디를 가면 좋은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 고민하며 여러 박물관을 찾아보고 예약했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갈 수 있는 곳들이 많아서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항공박물관도 있고, 문자박물관도 있었고, 아이가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들도 있어서 참 좋았다. 비싼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아이와 함께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이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이 참 고마웠다.


호텔에 가거나 해외여행을 하며 아이에게 더 넓고 쾌적한 세상을 보여주는 것도 물론 참 좋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 형편에서는 그런 것들이 쉽지 않기에 국내에서 갈 수 있는 박물관들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좋은 곳들이 참 많았다. 멀리 가지 않아도, 큰돈을 쓰지 않아도 아이와 함께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아이에게 옛날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이가 “어디야?” 하고 물어서, “이거 옛날에 살던 집이잖아” 하고 말했더니 다시 넓은 집으로 이사가고 싶다고 했다. 이 집은 왜 싫으냐고, 엄마는 좋은데 하고 물었더니 좁아서 싫다고 말하는데 마음이 아팠다. 예전 같았으면 그 말 하나에도 눈물이 났을지도 모른다. 내가 지켜주지 못한 것들만 떠올리며 오래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의 나는 조금 달랐다. 마음이 아프면서도, 그래도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미래에는 꼭 엄마가 더 넓은 집에서 살게 해줄게. 다음에는 꼭 넓은 집으로 이사가자, 하고 아이에게 말하며 내 마음도 함께 다잡았다. 아픔 속에서도 주저앉지 않고 다시 내일을 바라볼 수 있게 된, 조금은 강해진 내 마음에도 감사했다.


마지막으로 집 앞 작은 카페의 여자 사장님이 떠올랐다.
그분은 갈 때마다 항상 밝은 미소로 반겨주신다. 그 다정한 인사가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요즘 자주 느낀다. 오늘도 나올 때 나 역시 더 밝게 인사하고 나왔다. 누군가의 환한 인사는 마음을 잠시라도 환하게 밝혀주고, 덩달아 나도 조금 더 힘을 내게 만든다.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결코 작지 않은 친절을 만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오늘의 감사는 아이를 위한 마음, 현실을 견디는 마음, 그리고 사람의 미소 속에 머물렀다.
지금은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들이 많고, 해주고 싶은 것을 다 해줄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나는 오늘 가능한 것들을 찾았고, 내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웠고, 작은 친절 속에서 힘을 얻었다.


그래서 오늘도 감사하다.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좋은 곳들이 있다는 것,
조금 더 단단해진 내 마음이 있다는 것,
그리고 삶 가까이에 여전히 따뜻한 미소가 남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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