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내게 주는 희열

내 삶이 내게 주는 희열 2006.09.25

by 윤아진

동화책을 좋아하는

한 꼬맹이가 있었습니다

꼬맹이는 동화처럼 사는 꿈을 늘 꾸었습니다


꼬맹이가 소녀가 되었을 때..

소녀의 꿈은 세상의 나래를 펴는 것이었습니다

소녀는 어른처럼 고독을 흉내내었습니다

홀로 기차를 타고 낯선 곳에 내려

이방인의 낯섬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소녀가 숙녀가 되었을 때..

조금씩 그 흉내 낸 고독들이

현실임을 깨달아 갔습니다

조여오는 숨가쁜 고독 앞에서

객기와 방황이 가장 큰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그 고독을 즐길 줄 알게 되었습니다


숙녀가 엄마가 되고 어른이 되었을 때

꼬맹이의 꿈들이

한낱 동화일 수 밖에 없음을 눈물로 알게 되면서

지독한 현실과의 갈등을 시작했습니다


산다는 게,

인간으로의 도리를 다 하며

산다는 게,

지독한 현실 앞에서는

뼈속 깊은...

가슴 미어터질 듯한

처절한 고통이라는 것이

자꾸 깊은 절망 앞에 서게 만들었습니다


이만큼

참아내면 될 줄 알았는데

이만큼

견뎌내면 뭔가 보일 것 같았는데

앞이 보이지않는 철갑같은 벽앞에서

자꾸 허물어지고 싶어지는

자신없음이 더 큰 두려움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다시 일어서고 싶은 건

삶을 다시 끌어안게 되었을 때

벅차게 스며드는

희열의 유혹 때문입니다


그때그때

삶의 필요한 화두를

발견하게 될 때의

벅참을

다시 느끼고 싶은

그 순간을 위해

절망 속을 헤매이면서도

질긴 삶의 끈을

놓지 못합니다


산다고 다 사는 것은 아니기에

느끼고 깨달음 없는 삶은

삶이 아니기에

순간의 깨달음이 주는

벅찬 희열의 매력에 빠져들고파

오늘도 나를 찾는 여행을

끝낼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