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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Choo Sep 04. 2017

기억이 보이는 곳 -  Paris

단순함과 무식함의 깨달음


두 도시가 오버랩되다


강원도 태백시에 가면 철암마을이 있다. 철암마을 출사 때가 생각난다.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서 사진을 남겨보고 싶어서 떠난 사진 여행이었다. 청량리역에서 태백선 열차를 타고 밤새 달려서 간 철암마을이었다. 버려진 도시, 멈춰진 마을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하나하나 사진에 담아 간 사진 출사였다. 돌아오면서는 사북 지역을 들러서 광부 아저씨들 사진도 찍고 돌아 온 10년 전 도시 출사의 기억이다.


Paris, Ontario


캐나다는 영국과 프랑스를 그리워하는 나라이다. 그래서 온타리오에 작고 예쁜 도시 중에 하나로 Paris를 들었을 때, 바로 드는 생각이 이 캐나디언들이 프랑스 파리를 본떠서 도시를 하나 만들었겠구나 생각을 했다. Paris를 본떠 도시를 만들었으니 당연히 이쁘겠지. 한번 가봐야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프랑스 파리를 가는 마음으로 온타리오 파리를 갔다. Paris, Ontario는 온타리오 남서지역에 The Grand River와 Nith River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인구 만명이 조금 넘는 작은 타운이다.



Paris로 통하는 the Grand River 를 가로지르는 다리. Photo by Daniel Choo


도시 초입에 있는 다리를 건너면 도시가 갑자기 나타난다. 캐나다 온타리오는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신기하게도 언제 도시가 등장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온타리오 지형은 한국처럼 산이 많아서 고갯길 너머에 도시가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 도시가 나타나는 그 반전이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해서 좋다.


도시에 진입하자마자, Arlington Hotel이 랜드마크처럼 도로 코너에 보인다. 이 호텔은 1851년에 세워져서 이 도시와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처럼 따로 예식장이 없는 이곳은 이 호텔은 지역 예식장으로 유명하다.


William St. 코너에 위치한  Paris의 랜드마크 Arlington Hotel. Photo by Daniel Choo


캐나다 온타리오의 어느 지역을 가든 기본적인 세트로 들어가는 건물 요소가 있다. 은행은 TD뱅크, RBC은행 CIBC은행, BMO 뱅크, 도시는 Canadian Tire, 시골에는 Home Hardware, 그리고 생필품을 파는 Shoppers, Rexell Pharma Plus가 당연히 있다. 하나 더 Dallarama.


Paris도 마찬가지다 Grand River St. N 양 길가로 이 상점들이 모여있고, 카페와 음식점, 차 정비소, 가구점들이 다 모여있다.


마을 차는 다 나온 듯한 주말 Grand River St. N. Photo by Daniel Choo


건물 2층에 한 달 정도 렌트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토론토에서는 보기 힘든 작은 카페, 베이커리들이 맛에 관계없이 뭔가 있어 보이는 가게들이 많다.


시골 마을에 가면 제일 좋은 점은 주차이다. 역시 한산한 마을에는 어디나 주차를 해도 공짜이다. 4차선 도로에 도로변은 모두 2시간 무료 주차로 운영하고 있다.


2시간 무료 주차 Grand River St. N. Photo by Daniel Choo



도시에 들어오면서 다리는 건너서 왔지만, 역시 차에서 내려서 걸어 다녀야 볼 수 있는 the Grand River. 이 가강은 온타리오 서쪽에 있는 대표적인 도시들을 다 가로지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Grand Valley, Fergus, Elora, Waterloo, Kitchener, Waterloo, Cambridge 모두 이 the Grand River 수변에 있는 도시들이다. 이 강은 Lake Ontario가 아니라 Lake Erie로 흐르고 있다



온타리오 남서쪽을 도도히 흐르는 the Grand River. Photo by Daniel Choo



왜 Ontario에 Paris일까?


the Grand River 북쪽을 보다가 남쪽으로 돌리는 순간 Paris의 건물과 강변이 접해있는 재미난 풍경을 볼 수 있다. 이 풍경을 보는 순간 마음속에 오~~  감탄사를 말하면서 어디서 봤는데? 어디서 봤지? 라면서 혼잣말을 했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두 단어... 철암, 까치발 마을 풍경이었다. 물론 그 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버려진 도시지만 이곳은 관광도시 Paris이다.



Paris의 건물들과 the Grand River Photo by Daniel Choo



파리...

Paris...


그럼 왜 이 곳이 Paris일까? 그래... 작은 마을이지만 참 이쁘다. 이뻐서 Paris인 거야?


알고 봤더니 이 곳이 Paris라고 명명된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도시 주변 지역에 석고, 소석고가 많이 묻혀있어서 Paris가 된 것이다. 석고의 원료인 gypsum이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에 많이 매장되어 있었기 때문에 Paris는 고유명사가 되어서 석고를 영어로 plaster of Paris라고 한다. 또는 Gypsum plaster라고 하고, 그 종류에 따라 Lime plaster, Cement plaster라고도 한다.


프랑스 Paris처럼 도시를 만들어보려고 온타리오 Paris가 만들어진 게 아니다. 온타리오 Paris도 하나의 광산 지역이었다는 말이다. 이 생각이 도시 이미지와 비슷한 강원도 철암과 묘하게 오버랩되면서 나에게 매우 특별하게 다가온다.


단순함과 무식함의 무서움.


도시의 아름다움, 고유함을 이름으로 예단하면서 추측하는 것이 완전히 틀려버렸다. 오히려 내가 느끼는 내 경험이 기억하는 그 장면과 도시의 냄새가 이 Paris를 바로 보게 만들어주었다. 이쁜 도시라서 Paris가 된 것이 아니라, Paris의 땅 특성 때문에 Paris가 된 것이다.


내가 눈으로 보이는 것만, 내 생각으로만 그렇겠지라고 생각하고 믿는 것에 대한 순간적인 회의감이 느껴진다. 하나의 도시 Paris 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 모든 것을 나는 그렇게 인식하고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작고 아기자기하고 이쁜 작은 마을 Paris 여행이 나에게 주는 선물. 내 단순함과 무식함.


다음 도시 사진 여행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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