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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Choo Sep 05. 2017

햄버거의 도시 - Port Hope

신이 내린 Burger를 맛보다!


형! Port Hope 괜찮아요


캐나다 데이에 뭐하지? 하고 아는 동생한테 어디 갈 데 없냐고 물어봤었다.

구글맵을 보여주며 말했다.


"Port Hope 괜찮아요"


처음 보는 도시 이름에 나는 귀가 솔깃했다.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말했다.


"Let's go!"


Port Hope는 Toronto에서 서쪽으로 100 km 정도 떨어져 있는 인구 만명 남짓한 조그만 타운 규모의 도시이다. Toronto와 Kingston 사이에 딱 위치한  항구 도시이다. Highway 401을 타고 서쪽으로 그냥 죽~~~ 달리면 된다. Toronto와 바로 접하고 있는 Pickering을 지나 Ajax, Whitby, Oshawa을 통과해서 30분 정도 더 가다가 County 2로 쏙 들어가면 바로  Port Hope가 있다.


Port Hope에 도착하자, 오늘이 캐나다 데이라는 걸 다시 실감했다. 모두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도시 중앙에 있는 공원, Memorial Park Bandshell에 모여서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Port Hope가 인구 만명 남짓한 타운 규모의 도시라던데, 오늘 보니 거의 모든 주민들이 다 공원에 모인 것 같다.



Memorial Park Bandshell에서 캐나다 데이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Photo by Daniel Choo


공원에 노부부들이 많이 눈에 보였다. 그야말로 여유 그 자체...

어르신들이 이렇게 인생을 즐기는 맛이 있어야지. 참 보기 좋은 모습 그리고 부러운 모습이기도 하다.


여유로운 노부부. Photo by Daniel Choo


Queen St.를 더 걸어올라오면 Capitol Theatre가 처음으로 눈에 띈다. 이 Capitol Theatre는 캐나다의 마지막으로 지어진 Atmospheric Theatre로 유명하다. Atomospheric Theatre는 1920년대 미국과 캐나다에서 유행했던 극장 건축물 양식으로 극장 지붕에 반짝이는 별과 조명을 설치해서 지붕이 오픈된 듯하게 만들어서 야외극장에서 공연이나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분위기를 내는 건축 스타일이다. 2004년과 2005년에 걸처셔 이 도시는 300만 달러를 들여서 이 극장을 리모델링했다.


그런데 사실 이 극장 옆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 Dreamer's Cafe가 더 눈에 띈다. 왜냐하면 Dreamer's Cafe 앞에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Capitol Theatre 와 Dreamer's Cafe. Photo by Daniel Choo


조그마한 도시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재미 중에 하나는 각 마을이나 타운에 있는 동네 아이스크림 가게를 들리는 것이다. 그리고 더 신기한 건 한국에서 보기 쉽지 않은 장면, 남자들이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아주 맛있게 먹는 모습이다.  


너무 맛있게 아이스크림을 먹는 형님들. Photo by Daniel Choo

 

Queen St. 를 지나면 Port Hope의 메일 도로 Walton St. 가 눈에 들어온다. 역시 오늘이 캐나다 데이라서 그런지 모든 가게와 건물에 캐나다 국기가 걸려있다. 조금은 썰렁하게 보일 것 같은 거리가 이 캐나다 국기로 아주 다채로워 보였다. 도시 가운데 위치한 Memorial Park Bandshell에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한데 반해서 중심가 거리는 의외로 너무 한산해서 조금은 민망할 정도였다. 사진을 찍기에는 적당해서 좋았다



캐나다데이이지만 한산한 Walton St. Photo by Daniel Choo



조금은 오르막 길로 언덕을 올라가는 듯한 느낌의 Walton St. Photo by Daniel Choo



형! 그리고 Olympus Burger "꼭!" 먹고 오세요.


Port Hope를 추천한 동생이 씩~ 웃으면서 "형 Olympus Buger 꼭 먹고 오세요"라는 말이 귓가에 들리듯 햄버거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안타깝게 그 친구는 다른 일로 오지 못했다.


Olympus Burger 가게. Photo by Daniel Choo


메뉴를 고를 때부터 매우 재미있었다. 메뉴판을 보면 그리스 올림푸스 신전의 12 신의 이름이 보인다. 오 재밌네. 아하~ Olympus Burger가 바로 그리스 신화에서 따 온 것이었구나. 이런 스토리가 있는 메뉴 너무 좋아.




이 곳 Port Hope에 가라고 한 동생의 추천대로 Apollo를 시키고  Apollo Burger에는 계란 프라이, 체다 치즈와 베이컨과 상추와 토마토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없어서는 안 되는 프라이스와 시원한 맥주!! 같이 간 동생은 Zeus를 시켰다. 이 Zeus Burger에는 버섯, BBQ 소스와 체다 치즈로 필링을 채웠다.


Apollo Burger at Olympus Burger. Photo by Daniel Choo

 


Zeus Burger at Olympus Burger. Photo by Daniel Choo


정말 멋진 비주얼의 햄버거...

와우~~

한입 쏙~~~~

아~~~~~~

햄버거에 이런 풍부한 맛이~~~~ 다들 그냥 감탄사만 연발....


여러 신들의 햄버거 메뉴를 보면 쇠고기 패티에 양고기, 연어, 닭고기, 버섯 패티를 추가한 메뉴들이 만들어져 있고 다양한 토핑으로 마무리한 메뉴들이다. 메뉴판을 가만히 보면 재미있다. 지옥의 신 Hades Buger에는 지옥의 신답게 구운 빨간 고추(roasted red peppers)와 Jalapenos, 추가로 매운 소스 Olympus chipolte sauce가 들어가 있다. Poseidon Burger는 바다의 신답게 뼈를 발라낸 훈제 연어와 야채가 들어가 있고, Dionysus Burger는 그야말로 내가 만들어먹는 버거로 쇠고기, 치킨, 양고기 패티를 선택해서 먹고 싶은 토핑을 넣어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Hera Burger는 왠지 모를 음습하게 느껴지는 양송이버섯에 매운 고추와 양파가 토핑이다. 이런 버거들이 무슨 맛일지 상상해 보는 것이 또 하나의 재미이다.

  


형! 이건 내 인생 Burger예요. 


나는 음식을 평할 만한 식견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냥 '맛있네', '맛이 없다', '서비스가 괜찮다', '분위기가 좋다' 이 정도 평을 할 정도 수준이다. 그런데 다행히 오늘 같이 간 동생이 음식 전문가였다. 음식을 먹으면서 그 음식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는 것이 이렇게 재미난 일인지 처음 알았다.


이 동생의 Olympus Burger 총평:


    "형! 여기 제 인생 Burger예요.

    모든 버거 하나하나에 특징, 조화, 비주얼까지 섬세하게 신경 써서 만든 햄버거 집이에요."



다시 한번 느낀 것. 여행의 재미는 먹는 것이다. 더 쉽게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그런데 이러한 작은 도시에 어떻게 이런 맛있는 햄버거집이 있는 걸까? 토론토에 그 많은 식당에서도 맛보기 힘든 이 맛. 너무나 흔하다면 흔한 식당이라고 할 수 있는 햄버거집인데 말이지.


Olympus Burger를 먹고 나니 Port Hope라고 하면 그냥 자연스럽게 Olympus Burger가 떠오른다. 어쩔 수 없다. 나에게 Port Hope는 신이 내린 햄버거의 도시이다.



Port Hope의 명과 암


맛있는 햄버거를 먹고 나오면, Olympus Burger 앞을 흐르는 강을 볼 수 있다. 이 Ganaraska River는 연어와 송어 낚시로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이렇게 평화롭게만 보이는 강 하구이지만 어두운 역사도 강과 함께 흐르고 있다. 지금은 여름 휴양지로 알려져 있는 Port Hope는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 Manhattan Project에 우라늄을 공급하는 공장(Eldorado Mining and Refining Ltd)이 위치하고 있었다. 이 공장은 그 후 캐나다 원자력 발전소를 관리하는 Cameco가 되었다.


Ganaraske River. Photo by 찬우


핵물질 제조 과정에서 나온 방사능 물질로 이 강 하구 지역은 지금 현재 계속해서 오염된 토양을 제거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에는 1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이 쓰이고 있고 2022년까지 계속될 예정이라고 한다. 보기에는 정말 평화롭고 이쁘기만 한 Ganaraska River에도 암흑의 역사가 있다니...



나에게 Port Hope는 햄버거의 도시이다.

Olympus Buger를 먹기 위해 100 km를 달려와도 하나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


다음에 보자!

Take Care! Port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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