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권에 이어 다시 글로 인사드립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위험의 한가운데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일상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권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제가 믿는 안전은 우연의 결과가 아닙니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순간에야 비로소 안전을 신이나 운명에 맡기는 선택지가 등장하지만, 시스템 안전이 지향하는 방향은 그 이전입니다. 기도하기 전에 구조를 묻고, 희망을 말하기 전에 실패를 상상하는 것.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계하는 것. 이것이 제가 시스템 안전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철학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조심하자”거나 “더 잘하자”는 이야기로 안전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시스템 안전 엔지니어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기법과 사고 과정을 통해, 위험을 어떻게 식별하고, 어디까지를 책임의 경계로 설정하며,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결코 허용하지 않는지를 하나씩 짚어봅니다. 안전은 선언이 아니라 선택의 연속이며, 그 선택은 반드시 근거를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안전을 설계하기 위한 첫 단계는 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하는 일입니다. 시스템의 경계는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에서 끝나는지, 무엇이 내부의 책임이고 무엇이 외부의 가정인지, 그리고 그 안에서 수많은 방식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시스템들을 정의해야 합니다. 이 작은 요소들 하나하나의 역할과 한계를 이해할 때에만, 우리는 그 위에 흔들리지 않는 안전 논리를 쌓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2권의 이야기는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