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기업들의 많은 문제 중 하나는 '회귀성향'입니다.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더라도 과거에 성공했던 시스템과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경영자나 의사결정조직은 기존의 방식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러한 회귀성향은 기업들이 진정한 혁신을 이루는 데 큰 장애물이 됩니다.
우선, 상조회사는 기존 상조 시스템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펫산업이 등장하더라도, 기존 상조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펫 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결국 새로운 시장에서 적합하지 않은 시스템을 적용하게 됩니다. 150만 원 내외의 장례비용이 필요한 펫장례 시장에 장기 선불식 할부거래 사업모델인 <상조모델>을 그대로 적용하려 하고 있는 상조회사들이 대표적입니다.
보험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험회사들은 실적 우선주의와 중개사를 활용한 대면마케팅 등 기존의 보험 시스템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 새로운 펫보험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설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회귀성향은 디지털화의 전환기에 놓여 있는 보험 금융산업이 변화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펫 제품 회사들도 기존의 마케팅, 홍보, 광고, 유통 시스템에 의존하여 제품을 판매하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회귀성향은 기존 시스템이나 전문성, 조직 역량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나 소비자 행동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게 하며, 시장에서 외면받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특히 脫유니버스를 꿈꾸며 자신만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메타유니버스 시장(게임, 캠핑, 여행, 반려동물)에서는 이 기존의 관점으로 자신이 가진 역량만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하려는 회귀성향을 억제해야 합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에서는 새로운 룰을 설계하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그중 하나의 예로, 펫누림 공제형 멤버십을 들 수 있습니다. 기존의 선불식 할부 거래나 실손형 펫보험과는 결이 다른 새로운 개념의 공제형 공동구매 방식을 도입한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상조나 보험이 아니라 반려인 모두가 상호부조에 적극 참여하고 혜택을 고루 받는 <임팩트 금융>의 한 형태로, 소비자와 펫 소유자들에게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합니다.
기존의 관점과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산업에 맞는 규칙을 새로이 설계하는 것이야말로 향후 확대될 메타유니버스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반려가족누림사회적 협동조합 이사장 박항준 /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 한국디지털웰니스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