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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迎夷)의 정신, AI로 새로운 부국강병을 향해

절실한 AI 논리교육

by 박항준 Danniel Park
메이지유신이 조선에 묻다2.jpg

1868년 메이지유신이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원동력이라면, 그 근저에는 조슈와 사쓰마 번이 보여준 현실 인식과 결단이 있었다. 존왕양이를 외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그들이 가장 먼저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 유학생을 파견하고 개혁을 단행했다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외세를 배척하는 양이(攘夷)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오히려 영이(迎夷)를 통해 오랑캐의 힘을 배우는 길을 택한 것이다. 이 선택은 일본을 봉건제의 틀에서 벗어나게 했고, 부국강병의 초석이 되었다.


현대 한국 사회를 돌아보면, 19세기 말의 에도 막부가 떠오른다. 오늘날 우리 사회 역시 과거 산업화와 민주화를 발판으로 일정 수준의 경제적·정치적 안정을 이뤘다. 그러나 디지털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 기존의 법치와 사회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득권의 부패 문제를 넘어서,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도전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은 명확하다. 제2의 개항과 오랑캐의 힘을 배우는 영이(迎夷)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그 도구로 가장 적합한 것은 AI다. 미국에 주권(sovereign)을 둔 챗GPT 같은 AI 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이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기술 도입을 넘어서, 사회적 사고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동양적 사고는 홍익인간의 정신처럼 공동체적이고 조화로운 가치를 강조해왔다. 여기에 미국적 사고인 합리성과 토론 문화를 결합한다면,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21세기형 새로운 사고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권위주의와 주입식 교육, 패스트팔로워 마인드, 선악의 이원론적 사고 등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


AI는 이 과정을 지원하는 최적의 교육도구다. AI를 활용하면 우리가 배우고 익히지 못했던 서양의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스스로의 약점을 분석할 수 있으며, 토론과 협의를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AI는 비합리적인 요구에 대한 합리적 거절방식과 급속히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국가관, 가족관, 성인지감수성, 공동체의식 등 사회적 가치에 대해 객관적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우리 세대에게 더 나은 의사결정 방식을 학습하게 한다.


물론 AI에 대한 우려와 비판도 있다. AI의 주체성 문제, 편향성, 그리고 기술 남용 가능성 등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피가 철철 넘치는 상처를 두고, 지혈 과정에서 생길 작은 흉터를 걱정할 수는 없다. 지금은 과감한 도입과 활용이 우선이다. 과거 일본이 영이(迎夷)의 정신으로 메이지유신을 성공시켰듯, 우리도 AI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부국강병을 이뤄야 한다.


AI를 중심으로 한 논리교육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학습이 아니라, 토론과 자기 성찰, 창의적 상상력을 함양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리더십은 기계와의 협업에서 탄생할 것이다. 이제 한국 사회는 주입식 교육과 권위적 사고를 벗어나, 논리 중심 AI 교육을 통해 제2의 영이(迎夷)를 시작해야 한다. 이는 부국강병을 넘어, 세계를 선도할 디지털 주권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


메이지유신을 성공시킨 영이(迎夷)는 단순한 서양기술의 수용이 아니다. 그것은 시대의 흐름을 직시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결단이다. 이제 우리도 디지털 산업혁명의 거센 물결 속에서 AI를 활용해 미래를 설계할 때다. 19세기 일본이 보여준 영이(迎夷)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가리키고 있다.


박항준 / 역사문화아카데미 사무총장

/ 누림경제발전연구원장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 펫웰니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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