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경색된 남북관계는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각 국의 이해관계와 남북 간 정치적 입장 그리고 일본이라는 특이한 국가에 의해 한반도의 정세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역학관계가 복잡 미묘하다 하더라도 '민족문제' 만큼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특히 우리 민족의 공동 해결과제인 이산가족, 강제동원, 문화유산 발굴 및 보호 , 문화적 이질감 해소, 학술교류, 생태환경 공동연구 등은 양측의 최우선 교류 과제라 할 수 있다.
이 과제를 풀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서는 정부가 아니다.
이제는 묵묵히 남북의 문제 해결을 수행하던 기관에게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미 올해 초 민족 운동기관인 (사)아태평화교류회(회장 안부수)는 콩기름이나 밀가루 지원을 하기로 북측과 합의하고 있다. 정치적인 이용만 아니라면 언제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이제 남북 간 교류는 정부차원이 아닌 철저하게 민간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남북 민족문화교류센터다. 민족문화교류센터는 한민족이 보유한 우수한 문화재와 관광자원을 공유하고, 강제동원 등 민족문제 해결을 주도적으로 하는 중심 공간이 될 수 있다. VR(가상현실) 관광은 국제제재 해제 전이라도 가능한 고향방문 프로그램이다. 전시장, 공연장 등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레 남북 간 교류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런 일을 만일 정부가 나서서 한다고 상상해보자.
"또 정치적 이용이냐! 언론의 삐딱한 시선.... 워킹그룹과 국제관계 과장된 추측과 댓글, 반대 성명"
민주화된 정부의 움직임은 모두 공개된다. 공개된 정부의 움직임으로 양측 정부 간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된다. 서로 그런 일 없다고 시치미를 떼거나, 양측을 비난하거나, 아예 없던 일이 된다. 이 과정이 지금껏 반복되어 왔다.
정부가 직접 부딪히지 않고도 다양한 남북교류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정치적 이용과 선전이 목적이 아니라면 이제껏 묵묵히 남북 간 민족문제 등을 추진해온 민간교류기관들에게 그 역할을 맡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