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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온 Dec 30. 2019

#18. 전기 내선전공

전기 기술자가 가장 뿌듯할때

어느 공정이든 기술자로 일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뿌듯함은 다르겠지만, 공통점을 찾으라면 모든 공사가 끝나고 완공모습을 봤을때일 것이다. 전기공정의 경우에는 모든 공사를 마무리한 이후에 분전함에서 차단기를 올리면서 모든 회로들이 정상작동 되는지를 확인한다. 이때가 가장 행복하고 가장 심장이 쫄깃한 순간이다. 당연히 아무문제 없을 거라는 자신을 하지만 이유불문하고 차단기 올릴때 혹시나 '펑'하는 소리가 나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하기 때문.


전기는 아주 정직하기에 시공을 제대로하면 절대로 문제가 발생할 수 가 없다. 다만 공사를 진행할 때 전기만 하는게 아니기에 타 공정에서 작업을 진행하다가 문제를 일으켜놓은 일들이 빈번히 발생한다. 다행히 이번 현장은 모든 배관이 노출[바닥 전열제외]이지만 일반적인 공사 그러니까 인테리어 공사이거나 가정집을 공사하는 경우는 모든 배관이 벽속에 있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굉장히 난감하다.


주로 발생하는 문제들은 목수공정에서 사고를 많이 일으킨다. 공정의 특성이 그러하기에 뭘 할 수도 없지만, 조금만 서로 신경쓰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목수공정에서는 마감공사를 진행할때 기본 뼈대에다가 판재를 붙히는 작업을 한다. 판재란 주로 '합판', '석고보드'를 말한다. 판재를 붙힐때에는 에어타카를 이용해서 흔히 생각하는 못질을 하게되는데, 이때 타카못이 의도치 않게 전기 배관을 뚫고 들어가 배선을 터뜨리는 일이 발생한다. 


실력좋은 내장목수들은 전기배선이 지나간 것을 확인하고 작업을 해주거나, 판을 쳐야 하는데 배관이 안되어 있으면 직접 배관도 해주는 센스를 발휘해주기도 한다. '정말 서로 많이 부딪히기에 서로 돕는다.' 이런 일련의 상상도 못할 사건 사고들이 현장에서 일어나기에 항상 모든 작업을 마치고 차단기를 올릴때는 불안하다.


그래도 차단기를 하나씩 올리며 아무 문제 없을때, 전자기기들이 모두 작동되기 시작할때, 특히 전등스위치를 키면서 어두웠던 실내가 밝아진 모습을 볼때면 '이 멋진 일을 내가 하다니..!' 라는 생각에 가슴 한켠에 자부심이 가득하다.

현장일을 하려고 하는데 어떤 공정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이 멋지 전기일을 꼭 하라고 말하고 싶다. 뭔가 전기일은 노가다라기보다는 엔지니어의 느낌이 강하니까. 단, 공사의 시작과 끝이 전기이기에 모든 기술이 숙달하는데에는 다소 시작이 소요된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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