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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PLS 이혜령 Oct 31. 2015

1화.일방적인 후원이 아닌 함께 할 수 있는 일

아트페스티벌이야기 ① 왜 아트페스티벌인가요?

방글라데시와는 해외 봉사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좋아서, 오래오래 이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 돈도 안 되는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단둘밖에 없지만, 답엘에스(DAPLS)라고 이름도 붙였다. 일방적인 후원이나 기부가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며 동기 부여를 할 수 있고 용기와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구호 활동이 필요하다는 거창한 구호 아닌 구호를 내걸고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는 편견을 깨고 다양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방글라데시의 이야기를 나누는 방글라데시 다르게 보기 프로젝트와 예술으로 아이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거라 믿으며 방글라데시 예술가들과 함께 2012년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과 2015년 국제아트비엔날레 콕스바잘 등을 문화예술 교류협력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2015년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방글라데시 최남단 콕스바잘에서 열리는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8월 말부터 한 달간 방글라데시를 방문했다. 이글은 콕스바잘에서 열린 아트페스티벌에 대한 여정을 담은 글이다. 




아트페스티벌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나요?

왜 하필 아트페스티벌이냐고 사람들이 물었다. 2년간 현지에서 생활하며 선한 의도로 시작한 일들이 영구적인 원조 의존 상태로 만들게 해 버리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상황을 자주 목격했고 모순적인 원조 구조에 대한 회의가 많이 들었다. 물질적 기부는 끝이 없어 보였다. 학교를 지어주면 컴퓨터를 필요하다고 했고, 컴퓨터를 사주면 유지비가 필요했다. 여기서 물질적인 도움이 잘못되었다며 옳고 그름을 따지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여전히 물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곳은 많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의식주 해결을 위한 물질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그들이 자립을 도울 수 있는 활동이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지금이 정말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새로운 구호 활동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꿈꾸게 하고 아이답게 자랄 수 있게 하는 교육과 빈부 격차에 상관없이 모든 아이에게 미술 교육과 문화적 경험을 마련해주는 일은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에서의 경험으로 이러한 일들이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기회의 장을 마련해 줄 수 있고 꼭 필요한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방글라데시에 있는 동안 실제로 아이들을 모아서 미술ㆍ체육 수업 및 활동을 하다 보니 짧은 시간 내에도 성취감을 느껴 자존감이 회복되고 밝아지는 아이들을 봤다. 예술이 주는 기쁨, 동기 부여가 커다란 삶의 의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지는 걸 보면서 확신을 했다. 우리는 예술교육과 문화적 기회로 능동적으로 살아갈 기회를 얻게 될 거라고 믿고 있다. 2012년 아트 페스티벌을 함께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예술을 통해 더 나은 모습의 방글라데시를 그리고 싶다'라는 다다의 말을 이해하게 됐고 무엇보다 일방적인 기부가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 2012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 2012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에서 열린 어린이 사생대회  ⓒ DAPLS 신상미


예술을 통해 기회를 열다 

콕스바잘 아트 페스티벌Cox's Bazar Art Festival은 방글라데시 최남단에 위치한 콕스바잘 지역에서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민간 주도의 자발적인 축제다. 상대적으로 문화 행사를 접하기 어려운 콕스바잘이라는 지역의 사람들에게 공연 및 전시회 관람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해 문화적 격차를 해소하고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 시작됐다. 콕스바잘은 방글라데시 남동쪽에 위치해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수도 다카에서 약 14시간 떨어져 있는 소도시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긴 해변이 있는 곳으로, 방글라데시에서 손꼽히는 관광지라 1년 내내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찾는 곳이기도 하다.


KOICA를 통해 방글라데시에서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던 중 '어론노'라는 콕스바잘 지역에서 활동을 하는 현지인 미술가를 알게 되었다. 어론노 다다*(다다, 큰 형 혹은 큰 오빠를 뜻하는 단어)는 미술 활동과 더불어 미술 교육을 통해 지역 아동들을 후원하고 있었다. 다다를 통해 미술 교육 봉사를 함께하게 되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가치를 공유하게 되었다. 다다는 방글라데시는 가난하지만 수도에는 다른 나라 못지않게 뛰어난 공연이나 문화적 기회가 존재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역 간 격차가 커서 지역에서는 문화생활을 즐길만한 시설이나 기관이 많지 않아 친구들과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사람들과 문화적 기회를 나누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한 가족 중 한 명은 창의적인 사람이 있다. 그런 창의력이 묻히지 않고 교육을 통해 개발되어 그것이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면 방글라데시를 이끌어갈 큰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나는 예술을 통해 이것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예술을 통한 성장은 더 나은 미래를 그릴 것이다."라고 어론노 다다는 말했다. 


또한 어론노는 이런 활동과 더불어 많은 사람과 문화의 혜택을 함께 하고자 2007년부터 아동들의 그림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싶었지만 사비로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그 행사를 위해 후원금을 조금 보태고 싶다고 얘기했고, 다다는 스텝으로 같이 준비와 진행을 하자고 제안을 하여 2012년 아트페스티벌을 열게 되었다. 2012 아트페스티벌에서는 뜻이 있는 지역 예술가들을 더 모으고, 전시회뿐만 아니라 세미나와 어린이 사생대회도 추가했다. 아트 페스트벌을 함께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예술을 통해 더 나은 모습의 방글라데시를 그리고 싶다'라는 다다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고, 우리가 그냥 누리는 것들이 이들에게는 귀중한 경험이라는 생각까지 미치자 이런 전시회와 행사가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후원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작했다. 우리의 프로젝트를... 


▲ 콕스바잘 문예회관 2012년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이 열린 콕스바잘 문예회관  ⓒ DAPLS 신상미
▲ 2012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 모습, 왼쪽 하얀 셔츠를 입은 사람이 어론노 다다 ⓒ DAPLS 신상미


▲ 2012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 전시회  ⓒ DAPL 신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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