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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PLS 이혜령 Nov 04. 2015

6화. 마라톤을 완주하는 법

아트페스티벌 이야기 ⑥ "실패하는 것은 괜찮아"

경유지인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경유지인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부터 익숙한 벵골어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제야 한국을 떠나 방글라데시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경유지에서 만난 방글라데시 여인은 출장을 간 남편을 따라 한국에 갔다가 다시 방글라데시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한국은 아름다울 뿐 아니라, 한국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고 정직하다며 한국 사랑을 마음껏 표현했다. 대화하다 이번이 세 번째 방글라데시 여행이라고 하자, 대뜸 '왜 다시 방글라데시로 가느냐'고 물었다. '방글라데시가 좋아서'라고 답하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국은 정말 좋은 나라라는 말을 덧붙였다.


방글라데시로 향하는 비행기, 인상 좋게 생긴 방글라데시 아저씨가 옆에 앉았다. 세 번째 방글라데시 여행이라고 하자, 공항에서 만났던 여인과 같은 질문을 했다. 아까보다는 시간이 충분해 2년간 방글라데시에서 봉사활동을 했었고, 2012년에 이어 방글라데시 예술가들과 함께 콕스바잘에서 예술행사를 준비했는데 긴 기다림 끝에 이번 여행이 결정됐다는 얘기를 전했다. 방글라데시에 꼭 필요한 일이라며, 고맙다는 인사와 더불어 도울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명함을 건넸다. 두 사람과의 짧은 대화 끝에 많은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다시금 생각이 많아졌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채 비행기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공항에 도착했다.


가장 큰 캐리어의 손잡이와 자물쇠가 무참히 박살이 나긴 했지만, 다행히 잃어버리거나 파손된 물건은 없어 보였다. 공항을 나가자 피부를 감싸는 후덥지근한 공기가 확 밀려왔다. 온몸으로 방글라데시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공항에는 지인이 차를 보내줘 인상 좋은 운전기사 아저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감흥도 잠시 차에 타자 곧 어지러워졌다. 차를 타고 도로로 나가자 끊임없이 울려대는 경적소리, 일단 차량의 머리를 들이밀며 차량 틈바구니로 끼어들기를 하는 차량들, 아슬아슬 곡예를 하듯 길을 건너는 사람들은 2년 넘게 이곳에서 생활했지만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숙소를 따로 구하지 않았다. 예전 KOICA 봉사단원으로 같이 활동했던 지인들이 수도에서 일하고 있어 신세를 지기로 했다. 숙소뿐 아니라, 우리가 방글라데시에 머무는 내내 물심양면으로 후원하며 든든한 보호자이자 후원자가 되어 주었다. 수도에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우리는 그 흔한 물갈이 한번 없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우리 둘만의 힘으로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람들이 내민 도움의 손길, 따뜻한 말 한마디가 우리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의 일처럼 도와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냈고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 자폐인의 다양한 재능을 발굴해 사회ㆍ경제적 독립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오티스타에서도 아트페스티벌의 참가자들에게 선물로 줄 물건을 후원해주셨다.  ⓒ DAPLS
▲ <달리네민박>언니들과 제주해녀캐릭터 아트숍인 <숨비아일랜드>에서 다양한 제품을 통 크게 후원해주셨다.  ⓒ DAPLS
▲ 실패는 할 수 있지만 포기는 하지 말라던 DAPLS의 키다리 아저씨가 정성으로 꾹꾹 눌러 적어 보내준 응원의 편지.

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응원을 등에 업고 여기까지 왔으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할 수 있도록 파이팅이다!

실패하는 것은 괜찮아, 하지만 포기는 하지 마


덧붙이는 글 | 이 포스팅은 오마이뉴스에도 중복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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