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에서 먹은 꼼장어는 맛이 없었다. 대선 대신 잘 못 나온 좋은데이도 그닥. 그러나 그 분위기는 아마도, 그 어떤 누구도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일 것이라는 - 더 정확히 말하면 돈 받고도 하지 않을 경험일 것이라는 - 데에는 나와 M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다. 여권이 만료돼 어쩔 수 없이 떠났던 국내여행은, 그렇게 비바람이 거짓말처럼 불지 않는 서울에서 끝났다.
마음을 붙이지 않으려 애를 썼건만, 또다시 팀을 옮기고 떠나려니 마음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다시 움직여야만 하는 순간이 왔고, 나는 아직도 나 자신이 있을 곳을 알지 못한다. 끝나지 않는 생활 속에서, 작은 쉼표를 찍고 다시 글을 끼적인다. 알 수 없는 미래는 그렇기에 불안과 기대의 교차 관계 속에서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