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을 정하는 자

by 삐딱한 나선생

체육시간, 비석치기를 하고 있었다.

"선생님, 팀 좀 바꿔주세요. 쟤 너무 잘해요."

아무리 팀을 공정하게 짜려고 해도 밸런스가 정확히 맞진 않다.


오늘은 유독 한 친구가 여러 단계를 성공하고 있었다.

성공하는 경우 다음 단계를 바로 도전할 수 있어, 혼자 거의 끝을 냈다.

'음.. 좀 문제가 있구나. 성공해도 다음 사람으로 넘어가게 하는 게 낫겠는데.

그래. 그런 규칙 변경은 받아 줄 수 있겠다.'


하지만 얘는 자기가 불리하면 언제나 바꿔달라 하더라.

물론 상황에 따라 꼭 필요하다면 받아들여줘야 하겠지만.

아무리 옳은 말도 자신만을 위해 쓰니 좋아 보이지 않는다.



때론 반대의 모습도 발견하곤 한다.

"너는 이거 쉬운 거부터 넘어봐."

상대에게 좀 더 쉬운 규칙을 적용하거나 배려하는.


경쟁활동이 아니어서 혹은 상대를 무시해서가 아니었다.

보드 게임을 하든, 다른 어떤 수업 활동에서든.

이 학생은 정해진 규칙 안에 공정했다.


자신이 규칙 안에 머물려 하는 노력뿐 아니라.

친구가 규칙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노력.

규칙을 변경하거나 어드밴티지를 적용해 균형을 맞추는 모습.

'그래. 너한텐 규칙을 맡겨도 되겠다.'


한 명의 플레이어로서 세상을 보는 게 아닌.

세상의 눈으로, 나 자신조차 하나의 플레이어로 볼 수 있는 사람.

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부분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시민으로 살겠지만.

너는 그 시민들의 이익을 조정하는 사람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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