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박은경 Jul 18. 2024

하트 받고 춤추기

선생님의 하트를 받았어요. 드디어! 어제저녁 쏟아지는 비를 보며 드린 톡에 하트가 달렸어요. 선생님이 보내셨을까요. 손의 힘이 생기셨을까요. 식구 분들이 보내셨을까요. 읽어드리고 하트 보내라, 사인을 하셨을까요. 기쁘고 좋아서 다리가 다 풀립니다.


빗소리에 자다가 창을 닫고 다시 열고 구경하고 다시 자고 세상을 끝내버릴 듯이 내리네요. 다시 쏟아지는 아침, 비에 신발도 옷도 다 젖었어요. 쏟아지는 비는 맞을 수밖에요. 해가 나면 비가 그리울 테니, 이 비를 저금해 둘까 합니다. 지금 쏟아지는 빗속이라면, 그런 생의 구간이라면 모쪼록 걸음걸음 조심히, 젖은 옷은 말리면 되니 무심히 가야겠어요. 챙길 수 있다면 뽀송한 양말이나 한 켤레 갖고 나가세요.


나 고양이는 집사에게 실망했다

나 고양이는 너보다 어리게 태어나서

영영 너보다 우아하게

영영 늙어갈 것이니

내 눈 속에 달이 차고 기우는데

깜빡이는 눈을 마주치지 않고

뒷동산에는 감자가 가득한데 캐지 않고

내 털이 지폐보다 귀한 줄도 모르고

투정이나 가끔 부리고

길에서 다른 고양이한테 가끔 사료나 챙겨 주고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로 잊히겠니

어느 날 내가 다녀간 후에

아무도 할퀴지 않는 밤이 여러 번 지나더라도

타인을 너무 많이는 미워 말고

장롱 밑에서 내 털을 보고 울지나 말거라

-김건영, Take a look

매거진의 이전글 무사하지 않다는 소식이라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