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사라진 시대, 국가는 무엇을 고용할 것인가?

by DAVID JO

안녕하세요?


빅데이터 양적 분석을 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사회복지사 DAVID JO 입니다.


“요즘 애들은 눈이 높아서 일을 안 한다”는 말은 이제 철 지난 지난 문장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청년들은 눈을 낮추는 법을 배우기 전에, 아예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 서성이는 법을 먼저 배우고 있습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파고와 꺾이지 않는 고금리는 단순히 기업의 재무제표를 붉게 물들이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가장 역동적인 엔진이어야 할 노동시장을 급격히 냉각시켰습니다. 기업은 ‘수익 감소’라는 방패 뒤로 숨어 신규 채용의 문을 걸어 잠갔고, 그 결과 노동시장은 거대한 ‘동토(凍土)’가 되어버렸습니다.

문제는 이 ‘얼어붙음’이 단순히 경제적 수치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자리는 한 개인에게 단순한 소득원이 아닙니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뿌리를 내리는 첫 단계이자, 타인과 생애를 약속하는 ‘결혼’과 스스로를 책임지는 ‘자립’을 가능케 하는 최소한의 토양입니다. 이 토양이 메마르면서 청년들의 생애 주기는 설계도부터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지금 우리 노동시장에는 어떤 이야기가 흐르고 있을까요?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진단을 넘어, 우리가 마주한 노동 담론의 실체는 무엇인지 그 이면을 구체적인 데이터와 현실의 목소리로 짚어보고자 합니다.


2025년과 2026년 1분기를 기점으로 기사 약 14,000개를 토대로 노동시장 담론을 분석해 봤습니다.



1. 토픽을 활용한 담론

2025년 - 2026년 1분기 기사 14,000개 분석


1) Topic 1: 기술적 전환: - 저임금 노동의 대체 -

Topic 1에서는 '지능', '로봇', '인공', '일자리', '한국' 등의 키워드가 있습니다. '한국'은 노동자 1만 명 당 로봇투입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입니다. 또한 '인공'과 '지능', '로봇'의 가중치가 상당히 높은데, 이는 현장 노동력이 사라진 자리를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사회'와 '복지'라는 키워드도 함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복지와 사회와 강하게 결속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로봇,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도입되어 단순하게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 없는 시대의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논의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2) Topic 2: 정책 거버넌스 - 이재명 정부의 노동 개혁 -

Topic 2에서 보이는 '이재명', '대통령', '노동', '정부', '정책' 등의 키워드를 볼 때 현 정부 차원의 담론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는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제도 개편이 노동시장의 자율성보다는 '정치적 결단과 사회적 합의(위원회)'에 의하여 강력한 제동을 걸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행정의 영향력이 노동 현장의 '규칙'을 재정의하고 있는 국면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3) Topic 3: 구조적 위기 - 인구절벽과 노동 공급의 불일치 -

Topic 3에서는 '고용', '청년', '노동시장', '일자리', '구조' '임금' 등의 키워드가 보입니다. 이는 노동 공급의 원천인 청년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청년과 임금이 고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이는 청년들이 기대하는 임금 수준과 실제 노동 시장의 격차가 '인력난'이라는 구조적 병목현상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4) Topic 4: 거시적 외풍 - 글로벌 경제에 종속된 고용 -

미국, 금리, 연방, 성장, 준비 등의 키워드를 볼 때, 미국의 금리정책, 글로벌 경기 성장 등의 담론이 국내 기업 채용 여력을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속적인 고금리 기조가 유지된다면 기업들의 적극적인 고용확대는 담론에서도 기대하기 어려운 '긴축형 고용 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5) Topic 5. 정책적 개입 - 국가 주도의 청년 고용시장 -

청년, 사업, 지원, 취업, 고용노동부 등의 키워드를 볼 때, 현재 청년 고용은 시장의 동력보다는 고용노동부의 '사업'과 '지원'이라는 정부의 지원만을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센터, 프로그램, 운영모집 등 단어들도 포함되어 있는데, 청년들이 열악한 민간의 '저임금 노동' 현장을 기피하는 대신, 정부가 예산으로 설계한 교육 및 일경험 중심의 '정책적 공공 영역'으로 대거 유입되는 구조적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 노동의 소멸과 국가의 귀환: 우리는 어떤 ‘자립’을 준비할 것인가

빅데이터가 그려낸 대한민국 노동시장의 지도는 ‘민간 고용의 동력 상실’과 ‘기술·정치의 전면 부각’이라는 유례없는 변화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 연구 결과들을 관통하는 종합적인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노동 없는 시대’로의 연착륙을 위한 사회적 계약의 재구성

로봇 밀도 세계 1위라는 데이터(Topic 1)는 더 이상 기술 도입이 '선택'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저임금 단순 노동이 기계로 대체되는 속도는 청년들의 직업 전환 속도보다 빠릅니다. 이제 복지 담론은 '취업 지원'이라는 프레임을 넘어, '기술 이익의 사회적 환수(로봇세 등)'와 이를 통한 '기본적인 삶의 권리 보장'이라는 더 큰 차원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합니다.


2) 시장의 실패를 방어하는 ‘국가의 역할’에 대한 양날의 검

현재 청년 고용이 정부 예산 사업에 의존하고 있는 현상(Topic 5)과 행정이 규칙을 재정의하는 국면(Topic 2)은 시장의 고용 창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정부의 개입은 단기적인 ‘일자리 숫자 메우기’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민간 기업이 고금리와 거시적 외풍(Topic 4)을 견디며 신규 채용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유인책과, 동시에 공공 영역이 제공하는 일경험이 실제 민간의 숙련도로 연결될 수 있는 정교한 거버넌스 설계가 시급합니다.


3) ‘청년’이라는 자산의 희소성 가치 재정립

인구 절벽(Topic 3)으로 인해 청년은 이제 가장 희귀한 사회적 자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제시하는 보상(임금)과 청년의 기대치 사이의 괴리는 이 귀한 자원을 '유휴 상태'로 방치하게 만듭니다. 단순히 임금을 높이는 것을 넘어, 주거복지와 자산 형성을 결합한 '생애주기별 자립 패키지'가 노동 공급의 병목현상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청년들이 결혼과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것은 현재의 월급이 적어서가 아니라, 미래의 불확실성을 상쇄할 '안전판'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목표는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에도 '인간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가치 동맹에서 비즈니스 동맹으로  '각자도생'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