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입니다. 스토리 자체가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도전기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실화라는 점에서 더 울림이 크기도 해요.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의 상식을 가진 문제아 '사야카'가 명문 대학 입학에 도전하는 과정 안에서 겪은 심리 변화를 스토리 속에 잘 녹여내고 있기 때문에 다 알 것 같은 뻔한 이야기를 본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영화에서 눈을 떼기가 어렵습니다.
본인을 문제아로 평가한 주변 '어른'들의 시선을 통해 스스로를 타자화하고 문제아로만 평가하던 '사야카'가 작은 계기를 통해 변화하는 모습은 흐뭇하기도 하고 짜릿하기도 한 묘한 감정을 남깁니다. 영화는 단순한 입시 도전기를 다룬 것이 아니라 '사야카'라는 인물이 입시에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발을 내디딜 수 있는 주체적인 인물로 성장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어요. '사야카'가 남들 시선 속의 문제아가 아니라 스스로로 생각하고 , 성장하고, 바뀌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영화는 무언가에 꾸준히 도전하고 매순간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전달합니다. 게다가 일본 영화 특유의 감성은 많이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일본 영화 특유의 느낌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편안하게 보기 좋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는 공부는 이미 오래전에 손에서 놓았던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의 상식을 가진 문제 학생이 애당초 꿈꿀 수 없었던 상위권 대학을 목표를 잡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영화입니다. 이 과정 속에서 '사야카'가 느끼는 좌절, 슬럼프, 고난, 그리고 이를 통한 성장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그 안에서의 '사야카'의 심리 상태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보여주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어요.
자칫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 고등학생의 입시 고난이 섬세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굳이 대학 입시가 아니더라도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사야카'의 이야기를 통해 힘을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가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훨씬 더 주인공의 고난과 용기에 감명받게 되기도 하고요. 자칫 뻔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 고난과 역경이 '사야카'의 상황과 섞이면서 마냥 뻔하지만은 않게 그려지기 때문에 이 영화를 일단 시작하게 된다면, 주인공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속 '사야카'는 소중한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공부를 애당초 포기한 인물로 등장합니다. '사야카'의 엄마나 여동생이 어린 시절부터 한결같이 그의 가능성을 믿고 응원해주기는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곤 학교 선생님들부터 아버지, 남동생까지 모두 그를 갱생할 수 없는 문제아로 낙인찍고 무시해요. 그러던 중 엄마의 권유를 통해 다니게 된 입시학원을 통해 '사야카'가 스스로 무언가에 도전하고 노력하게 되면서, 그의 주위에는 이전에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그의 편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전에는 본인을 문제아로 낙인찍은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자기 자신을 평가하던 '사야카'가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기 시작하면서 본인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사람들의 응원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성장하게 됩니다. '사야카' 개인의 성장 역시 이 영화의 흥미로운 볼거리가 되어주지만, 아무것도 증명한 것이 없더라도 '사야카'의 가능성을 믿어주고 그의 성장을 응원하는 주변 사람들의 존재가 이 영화를 계속해서 지켜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줍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어쩐지 내 주변의 나를 응원해주는 누군가의 얼굴을 한 번씩 떠올리게 됩니다.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에서 가장 악질적인 존재는 가정 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야카'의 아버지와 비교하면 '사야카'의 가능성을 믿어주지 않는 학교 선생님의 존재는 사실 크게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사야카'의 아버지는 '사야카'의 남동생만을 챙기며 나머지 가족들에게는 학대와 다름없는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는 인물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있어도 없는 것과 같은 아버지에게 익숙해진 '사야카'와 '사야카'의 동생들은 모두 어머니에게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된 '사야카'의 아버지의 학대는 영화 후반부로 가면서 '가족에게는 부족했지만, 그래도 선량한 구석은 있는 사람' 정도로 포장되어 얼렁뚱땅 나머지 가족과의 화해를 위한 면죄부가 주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전개는 이 영화가 실화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임을 감안하더라도 이해받기 힘든 수준의 엉성한 포장이라 아쉬움을 남깁니다. 차라리 본인의 지난 과오를 확실하게 반성하는 듯한 장면이 조금이라도 나온다면 (영화 속 의도대로) 얼렁뚱땅 넘어가기라도 할 수 있을 텐데, 이 영화에는 그런 성의가 보이지 않아 외려 황당해지기만 해요. '문제아가 명문대에 가기 위해 도전한다'라는 쉽지 않은 성공기를 다룬 영화인만큼 아버지의 반성과 퇴출까지 스토리 안에 녹여내면 좋지 않았을까 싶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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