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서 서울 출퇴근을 하다 보니
주말을 더 간절히 기다려진다.
턱없이 부족한 수면시간도 문제지만
아기와 집 그리고 가족을 돌볼 시간이
넉넉지 않다는 것이 더 답답하다.
단정했던 집이 점점 엉망이 되어가고
아기의 소중한 순간을 놓칠 때가 많고
가족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못 건네는 평일.
집에 오면 아기와 가족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고
널브러진 옷가지와 아기가 갖고 놀던
장난감을 정리하고 나면 완전히 지쳐
화장도 미처 지우지 못하고 곯아떨어진다.
매일의 피로는 켜켜이 쌓여 금요일 저녁이 되면
극에 달해 머리가 핑 돌고 귀에서 삐-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죽을 맛이지만,
이상하게 내일이 주말이라는 이유만으로
아기와 집, 그리고 가족을 돌볼 여유가 생긴다.
주말이라고 하여 늦잠을 자거나
푹 쉴 순 없지만 그래도 어지러운 집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아기와 함께 눈을 맞추며
노래를 불러주고 책을 읽어주고
남편 그리고 동생에게 시시콜콜한 일상을
털어놓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자꾸만
주말이 기다려진다.
오늘은 목요일, 이번 주는
'이러다가 머리카락이 다 빠지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괴롭고 벅차고 지쳤다.
그래도 하루만 더 견디면 금요일이니까,
곧 주말의 일상을 누릴 수 있으니까.
주말에 해야 할 일들
그리고 아기와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을
조용히 손꼽아 보며 목요일 오후를 흘려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