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와이프] 리뷰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작이 공개되면서, 후보작들이 속속 개봉 소식을 알렸습니다. CGV에서 2019 아카데미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기획전을 통해서 본 첫 번째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주연인 ‘글렌 클로즈’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번이 5번째 후보 노미네이트입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골든 글로브에서 이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과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수상을 할 수 있을까요? 영화 [더 와이프]입니다.
요즘은 다른 콘텐츠의 영화화가 인기인 것 같습니다. [더 와이프] 역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영화 자체가 한 권의 소설책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가 책 같다는 표현에는 장점과 단점이 존재합니다.
영화 [남한산성]을 보면, 두꺼운 역사책 한 권을 읽은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만큼 영화 속에 묵직함과 진지한 태도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더 와이프]는 [남한산성]이 가지고 있는 정도의 묵직함은 아니지만, 영화적 기교보다는 스토리에 집중한 듯한 느낌입니다. 조금 다르게 말하면, 영화에 영화적 연출이라고 말할 만한 장면이 적다는 이야기입니다. 극적인 이야기나 긴장감 있는 전개는 조금 부족합니다. 모든 영화에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영화라는 매체가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그런 장치들이 필요합니다.
영화에서 말하는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영화적인 특징이나 개성이 안 보인다면, 굳이 영화로 볼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이미 소설책으로 나와있어서, 소설로도 접할 수 있는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면, 영화로 봐야 하는 이유가 필요합니다. 소설을 읽어서 이미 내용을 알고 있는 분이라면, 이 영화는 다시 볼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여우 주연상 후보의 연기를 보러 가기 위해 보러 갈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전개의 이야기를 처음 본 것이 아니라서 큰 감흥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2015년에 개봉한 영화 중 팀버튼 감독이 연출한 [빅 아이즈]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도 [더 와이프]와 비슷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시대상이나 이런 것보다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표현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을 즐겨보는 편입니다. 어머니와 함께 보면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부부사이는 다른 사람은 모른다. 둘만 아는 것이다’.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이야기가 가장 많이 떠올랐습니다. 영화 속 두 인물은 어떤 장면을 보면, 엄청 크게 싸울 것 같기도 한 장면이 보입니다. 그러다가 자식 때문에 화해를 하게 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결국, 부부는 단순히 둘의 관계가 아닌 자식이 있기 때문에 더 단단해지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큰 감흥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아직 다른 작품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녀가 아카데미를 수상할 만큼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의 능력보다는 영화가 배우의 연기를 100% 뽐낼만한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거나, 섬세한 감정 표현이 필요한 장면 자체가 적어서 연기를 즐기기에 적합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서도 자신만의 연기를 펼치는 그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마약왕] 속에 송강호 배우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드는 영화입니다.
3 / 5 좁은 무대 위에 훌륭한 아티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