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따따시입니다.
오랜만에 글로 인사를 드리게 되었네요. 잘 지내셨는지요?
꽤 오랜 기간 블로그에서 영화 리뷰를 써오다 브런치라는 공간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곳까지 함께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유튜브로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되면서,
글로 정리되던 생각들이 영상 스크립트의 형태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 브런치와 블로그는 점점 유튜브 영상을 첨부하는,
말 그대로 홍보 채널 같은 역할로 변해갔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제 콘텐츠를 좋아해주셨고,
어느덧 600명이 넘는 브런치 구독자 분들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저는 유튜브 구독자 1.2만 명의 채널을 운영하면서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때론 나름의 수익이 생기며 “유튜버로도 살아갈 수 있겠다”는 희망이 들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곧 현실은 생각보다 거셌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코로나였습니다.
극장 개봉작 리뷰를 중심으로 운영해왔기에, 당시 상황은 큰 타격이었습니다.
물론 핑계라고 할 수도 있죠. OTT를 통해 공개되는 다양한 작품들도 있었고,
드라마 리뷰로 이어가면서 수익을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방향’이었습니다.
드라마 리뷰를 하면서 점점 영화라는 제 정체성과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결국 영화로 다시 방향을 틀었지만... 지금도 그 결정이 옳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갈팡질팡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그걸 나쁘게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인생 이론 중에 ‘자전거 이론’이 있습니다.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핸들을 좌우로 흔들어야 중심을 잡을 수 있다고 하죠.
저는 지금, 아주 느린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는 자전거 같은 존재인 것 같습니다.
좌우로 흔들리면서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것이죠.
과거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하며 1년에 100편 넘는 영화를 보던 열정은
이제 한 달에 2~4편 보기에도 빠듯한, 본업과 병행하는 일상 속에 묻혀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정말 영화 크리에이터가 맞는 걸까’ 하는 의심도 들곤 하죠.
그리고 유튜브 채널이 본업과 병행하며 만들기엔 제작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그러다 시의성을 놓치면, 반응을 얻기가 어려워지고
그러다보니 바로 영상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아니면
제작 시도 조차 안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머리 속으로는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몸이 따라주지는 않네요.
나름 취미라고 생각을 했다면, 기분 좋게 했을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이것 또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유튜브로 밥벌이를 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조금은 낙관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구독자 10만 명도 생계를 보장해주지 않는 시대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면서 제가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가장 빛났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브런치를 처음 시작하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브런치 아부 아닙니다. 진심입니다.)
블로그 활동을 하던 중, 우연히 알게 된 브런치.
무심코 신청한 작가 등록이 한 번에 통과되었고, 그 뒤로 포털 메인에 글이 노출되기도 하고,
키노라이츠 인증 작가 제안을 비롯해 시사회, 인터뷰, 이벤트 등 다양한 기회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때는 돈을 벌 생각보다, 영화가 좋아서 열심히 보고 쓰던 시기였어요.
최근 들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글이 더 맞는 사람 아닐까?’
유튜브 초기에는 영상용 스크립트를 쓰는 데 꽤 많은 시간을 들였고,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글을 쓸 때의 나’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특히 AI 도구들을 사용하면서, 파편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하는 게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AI는 어디까지나 보조 작가이지만, 그 덕분에 저는 더 많은 생각을 꺼낼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영상보다는 글로 정리하는 쪽이 저에게는 더 잘 맞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무엇을 쓰느냐’겠죠.
이전처럼 단순한 영화 리뷰만이 아니라, 영화 및 콘텐츠와 관련된 이야기와
개인적인 감정, 삶에 대한 고민, 일상 속 회의 같은 것도 함께 풀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전보다 조금 더 다양한 방향의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형식은 자유롭고, 주제는 유동적이겠지만,
적어도 제 안에서 나온 ‘날것의 생각들’을 꾸준히 기록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 다룰 주제들을 살짝 예고하자면,
우리는 왜 퇴사를 두려워할까
우리는 왜 투잡을 하게 되는가
같은 이야기들입니다.
정확한 데이터를 들이대는 분석보다는,
그냥 지금 30대인 제가, 요즘 세상 살면서 느끼는 걸 써보려 합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다 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개인적으로는 예전의 딱딱한 문어체보다 지금의 문체가 더 편하고, 저다운 것 같습니다.
물론 글을 쓰다보면 문체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은 변화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변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전에는 저의 의견을 ‘전달’했다면, 지금은 당신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고’ 있는 느낌입니다.
앞으로 브런치에는 영화 리뷰뿐 아니라
그에 얽힌 감정, 사회적 맥락, 그리고 창작자로서의 고민까지 함께 적어볼 생각입니다.
아마도 이곳은 저의 작은 실험실이자 일기장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운영 방식을 정비하고, 예비 콘텐츠를 쌓는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지만
그만큼 더 정제된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브런치 전용 콘텐츠입니다.
앞으로는 각 플랫폼별로 다른 색깔의 콘텐츠를 운영해볼 예정이며,
브런치에는 좀 더 천천히, 그리고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