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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Jan 07. 2019

모든 것을 주인공이 해결하면 통쾌할까?

[영화] 언니 


2019년 1월 1일에 개봉하면서 올해 출발을 알린 영화입니다. 여성 액션을 표방하며, 한국의 안젤리나 졸리라고 불리는 이시영 배우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여자 마동석이라 불리며, [성난황소]를 패러디 하여 [성난암소]라고 불리기도 하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언니]입니다.


사실, 제목과 포스터만 괜히 망할 것 같은 영화입니다. 정말 마동석 배우의 영화처럼, 액션이 아주 강조된 영화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이시영 배우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그녀가 보여주는 액션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도 스토리가 받쳐주지 않으면 영화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습니다. 마동석 배우의 영화들을 보면, 그의 이미지가 그저 소비만 되고 있습니다. 소비가 된 만큼의 가치가 있어야 하는 점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아쉬운 성적입니다. 2018년에 개봉한 마동석 배우의 영화 중에 마동석 배우의 이미지를 제대로 활용한 영화는 [성난 황소]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과 함께]역시 그가 아닌 다른 배우가 나와도 충분히 가능할 역할이다. 하지만, [성난황소]는 마동석 배우가 아니라면 누구도 못할 배역으로 느껴졌다. 그렇다면, [언니]는 이시영 배우어야만 가능한 영화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 정도는 아닙니다. 그 수준을 넘어서 영화의 퀄리티가 너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뭐하나 빠짐없이 부족합니다. 영화를 편집할 때, 컷과 컷이 잘 연결이 안 될 때 쓰는 최후의 방법이 있습니다. 크로스 페이드와 영상 속도조절입니다. 이 영화는 이 속도 조절을 너무 많이 사용합니다. 영화 [300]에 나온 의도된 연출이 아니라, 단순히 컷의 길이가 짧아서 늘이는 정도의 역할을 하는 슬로우입니다. 저는 분명 극장에서 상영하는 상업영화를 보러 왔는데, 학생 영화를 보는 줄 알았습니다. 슬로우가 너무 많아서 영화를 보면서 자꾸 거슬릴 정도 였습니다. 

영화의 러닝타임이 94분밖에 되지 않는데, 이 영화는 분명히 초기 편집 분량이 너무 짧아서 엄청 고민이었을 것입니다. 영화에 내용이 별로 없습니다. 그걸 늘이기 위해서 슬로우를 곳곳에 넣고, 영화의 앞부분에 괜히 결말 부분의 컷들을 집어넣는 식으로 러닝타임을 늘일 의도였다는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하지만, 관객들이 액션 영화를 보려고 하는 이유는 액션을 보기 위함입니다. 스토리나 연출적인 부분이 액션은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액션 영화를 보러 온 것이지, 싸움을 보러 온 것이 아닙니다. 액션이 아니라 그냥 치고받는 싸움입니다. 여성이 액션을 영화 처음도 아니고,이런 영화는 정말 나와서는 안 됩니다. 할리우드의 사례가 아니더라고 한국의 [악녀]와 [마녀]라는 액션에 있어서 좋은 선례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을 빼면 모두 악당입니다. 조력자도 없고, 그나마 조력자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그냥 사라집니다. 이 영화에는 그냥 소비되는 인물이 너무 많습니다. 주인공을 제외하면, 모든 인물이 주인공에게 모든 것을 몰아주기 위해 존재하는 인물입니다. 그들의 인생은 없습니다. 특히나, 동생으로 나오는 은혜는 소비되는 캐릭터로는 최고를 보여줍니다. 장애가 있는 캐릭터 자체가 마음에 안 들었는데, 무슨 장애를 가지고 있는지 설명도 없고, 그냥 다른 남자들에 의해 탐해지는 역할로만 나옵니다. 물론, 자신보다 약하다는 이유로 강압적으로 관계를 가지는 것은 분명 나쁜 일입니다. 그런데, 영화는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장애가 있는 설정을 넣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냥 장애가 없어도 이런 상황은 당할 수 있습니다. 장애가 있는 설정을 넣고 싶었으면, 꼭 그래야만 진행이 가능한 이야기가 있거나 혹은 조금 더 심도 있게 다뤄서 장애인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야 합니다. 그냥 이렇게 소비해버리는 것은 이 영화가 대충 만들었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그리고 은혜가 극 중에 이름도 한 번 안 나오는 인애(언니)가 교도소에 있을 때는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한 설명도 안 나옵니다. 심지어 출소를 했어도 등교를 챙겨주는 장면 하나 없습니다. 그리고 동생이 무슨 돈이 있어서 원피스와 구두를 산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교도소 있는 인애가 보내는 돈을 모아서 샀다는데, 그럼 은혜는 무엇으로 생활을 한 것이죠? 그리고 부모님은 어떻게 되었는지 설명도 없습니다. 하다못해, 부모님이 돈이 엄청 많아서 그걸 둘에게 물려주고, 그 유산을 노린 일당이 동생이 납치를 했다는 설정이 훨씬 납득이 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팔려가는 말도 안 되는 이 상황을 우리에게 이해를 하라는 겁니까? 그리고 왜 자신의 허벅지를 찌르고…. 참….


영화를 보면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엄청나게 많이 했는데, 영화를 볼수록 결말이 궁금해졌습니다. 도대체 이 영화는 어떤 식으로 끝낼까? 물론 보고 난 후에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영화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입니다. 제발, 경찰 부르세요…. 절차가 있다고 해도 그 절차 따라서 신고하면 적어도 도움은 줍니다. 그런 상태에서 경찰에 도움을 받게 되면, 경찰이 나와야 하고 그러면 경찰서도 나와야 하고 돈이 많이 드니까 안 나오는 것이겠죠. 경찰은 하나도 등장하지 않지만, 경찰을 비난합니다. 이 영화는 모든 것은 인애가 해결하면 통쾌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모두 악당이고, 악당이 아닌 사람들은 그녀를 도와주지 않은 이상한 영화입니다. 

2019년 1월 1일에 개봉한 2019년 1번째 영화.


1 / 5 모든 것을 주인공이 해결하면 통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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