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말하는 사람들
아시안컵 그리고 조르디올라
무한 경쟁의 시대다. 숫자로 명확히 드러나는 것들은 자연스레 비교하고 질투하며 자연스레 경쟁심이 생기게 된다. 연봉이 얼마네 아파트가 몇 평이네. 사실 딱히 경쟁할 것도 아니다. 나는 내 연봉에 맞게 떡볶이 먹으며 살고 너는 너의 그 작고 소중한 아파트에서 깨소금 냄새 풍기며 행복하게 살면 그만인 것이다.
진짜 경쟁해야 할 것은 스포츠다. 한창 진행 중인 아시안컵은 유례없는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손흥민, 이강인, 조규성 그리고 남자들의 소울 플레이어 황희찬까지. 조규성 선수는 이 냉혹한 경기장에서 조금 뒤떨어지는 듯한 플레이를 보이자 누구보다 혹독하게 혼나고 있다. "머리를 깎아라", 다른 선수를 톱으로 넣으라는 등 모두 차갑게 돌아섰다.
24년부터 필자가 직접 회장을 맡게 된 30명의 우리 조기축구팀에서조차 서로 간의 비방이 난무한데 5천만 국민의 팀이 어찌 조용할 수 있을까 싶다. 신기하게도 여론이 안 좋던 우리 팀의 그 아저씨는 그저께 멀티골로 본인을 증명했다. 스포츠가 그렇다. 숫자로 명확하게 본인의 가치가 드러난다. 기술의 발달로 골, 어시스트의 공격포인트뿐만 아니라 수비적인 스탯도 기록이 되면서 모든 선수들이 숫자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조기축구지만 구글시트로 본인들의 골 어시 출장 기록이라도 공유 중이다. 경기결과보다 그날 점심메뉴가 더 중요한 조기축구계에서는 이 정도는 도스에서 윈도우로 넘어가는 정도의 상당한 혁신이다. 즐축, 행복 축구를 하려는 조축에서 숫자가 기록되는 순간 또 다른 스트레스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의 기록이 쌓여가고 작년 기록과 올해의 비교를 통해 나아지는 본인과 팀을 보면 성취감과 보람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하나 고백하자면 회원 한 명이 오늘 탈퇴해 29명이 됐다. 아시안컵 명단에서 김승규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우리 회원은 본업이 주말 근무가 많아지면서 탈퇴했다. 취미활동이 생업을 이길 수는 없다.
조금 다른 소리지만 대한민국 대표팀도 취미활동이 아닌 생업으로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사우디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월드컵에서야 아르헨티나를 잡았지만 앞서 말했던 연봉이 얼마네에서 사우디는 자국리그 뛰는 선수더 그 연봉이 기본 몇십억이다. 그들 역시 생업이지만 수십억 연봉 소리에 왠지 그들은 아시안컵 한 경기가 그저 조축에서 하루 뛰러 와준 용병 마인드와 비슷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는 실력으로 인정받아 그 수백 수십 수억 연봉 받는 훨씬 퀄리티 좋은 선수들이다. 16강부터는 모든팀들의 폼이 일정 부분 올라왔기 때문에 실력과 더불어 단판승부에서 발휘되는 멘탈리티가 중요해진다. 중동팀은 분위기를 타면 끝이 없지만 반대로 선제골을 먹히거나 하면 한없이 무너지기도 한다. 64년만의 우승, 손흥민에게 우승컵을 선물해주기 위한 선수들의 간절함이 모이면 16강은 가볍게 넘으리라 본다.
다시 돌아와서 16강, 억대 연봉, 회비 2만원 등 모든 게 숫자다. 조기축구 회장 겸 감독이 되면서 1년 목표 승률까지 공표했다. "65%" 누구보다 숫자에 집착하는 조축인이 됐다. 덕분에 개인 기록보다 팀을 위해 뛰고 우리가 골을 넣을 때 훨씬 많은 도파민이 분비된다. 이런 목표와 기록이 공유되면서 팀이 하나가 돼갈거라고 믿는다. 비록 육체는 조축에 있지만 정신력들은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국가대표들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대한민국 아시안캅 우승 염원.
우리 조축 승률 65% 염원.
으로 갈무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