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아르코 창작 발표 지원 선정작
가끔 배경이 되어주는 안개와
푸른 돌짐승의 눈동자가 젖어 있는
나의 숲으로
당신을 청한다
숲이 낮을 다 흘려보내고
밤하늘을 찢고 나온 별이 조금씩 아물어 갈 때
미세한 뿌리를 뻗은 수면을 건너가는 달
숲은 결코 서두르지 않지
먼지벌레 날개에서 부서지는 빛으로
숲을 다 이해할 수 없으니
덩굴장미 옆에선 시간이 빨리 흘러가니
우리의 기억이 늘 같기만 할까
밤을 횡단하는 바람으로
유실되고 말 노래로
시간을 알고 있는
숲이 일어나
숲 밖
멀리, 버스가 오고 정거장엔 타거나 내리는 사람 없이
스치는 풍경들
휘파람 같은
지금부터야, 오늘의
깊고 푸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