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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우 Oct 22. 2024

폴라로이드 카메라

24년 아르코 창작 발표 지원 선정작

폴라로이드 카메라            정선우   




다 끝나가

가만히 좀 있어 봐           


신호등이 바뀔 때처럼 

내가 바뀌는 사진 속      


흰 리넨 커튼에 묻은 얼룩을 닦는 것인데

지워진 당신들, 매일 같이     


우린 어떻게 서로를 견뎠니?      


시상식장의 섹시한 양산의 포즈 

아스팔트에 지글거리는 한여름의 야외 모터쇼에서      


관계에도 내성이 생기나 봐

표백제 같은 햇볕에 울음이 씻길까 봐    

걱정을 남겨 놓을게                  


등장인물들이 희미해진 슬픔은 

불면에도 방향이 있어 자꾸 돌아눕는데     


찰칵찰칵 닫혔다 열리는 

흑과 백      


그 사이는 물속 같아서

눈 질끈 감고 물뱀처럼 맴돌다가         


누구를 휘감으려는 걸까     


해피 버스데이! 암막이 

생일 케이크 같은

나를 덮친다     


리는 속도가, 성별이 다른     


컷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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