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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우 Oct 22. 2024

모든 낮이 물었다

24년 시와사상 가을호

모든 낮이 물었다           정선우


딴다,   

  

한꺼번에 켜진 벚꽃의 부피 몇

바게트를 뭉쳐 만든 별

눈시울 붉은 손거울

눈동자에 찍힌 한 컷  

   

손톱에 덧칠한 청춘이 반짝인다  

   

공원나무에 기댄 채 나이테를 세는 동안

당나귀가 기다리는 길모퉁이 옆 

벽을 가득 채운 담쟁이넝쿨이 써내려간 구불구불한 이야기를    

 

밤으로, 불빛이라고는 없는 후일담으로      


지워질 시詩와 

주르륵 빗물과 빛바랜 노트를  

    

쓸래, 덧니 뽑던 어떤 봄날을  

멈출 줄 모르던 피가  

어떤 봄을 쌓았는지 밤이 허물던 밤에 대해   

  

판권을 넘겨준 계절이

가로등 아래 봄밤을 재방중이다       


화르르- 진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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