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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우 Oct 22. 2024

나귀 _빈집

24년 공정한 시인의 사회 

나귀                             정선우

 - 빈집                    



죽어줄까 말까 

    

한 발 스치는 인연

피할까 말까  

   

가을이 하늘과 찬란하게 동행하는 

사람들 

땅속으로 난 길을 찾듯 발이 느려진다   

    

죽어줄까 지루한 습관도

와서, 오래도록 지나쳐 간다  

    

걷는 것을 그만 둘 수 없는 나는 

바닥에 박힌 돌이 지켜보고 있을 때   

  

빈집은  

은행나무 가지마다 단단한 눈물을 매달아 놓았다


눈물이 흔들리다 떨어진다 

여름밤의 그림자처럼 

일생을 수렴하는 한 폭의 방정식처럼   

   

먼지가 날린다

너는 여전히 가고 싶은 곳이 있구나

바람이 분다

먼지는 복종하지 않는 우주    

  

히스테리이자 내용 없는 물방울 

붐-     


사람과 사람

사이 

희망을 짐 진 나귀처럼, 나는 

아무도 준비하지 않는 미래가  

    

천천히 빈집 앞을 흘러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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