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도둑

그림동화

by 또자네 이야기방

“응? 이상하다. 양말 한 짝이 또 없네.”

엄마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빨래를 널었어요.

“내 양말 한 짝 또 없어졌어요?”

“그래. 분명히 세탁기에 다 넣었는데…….”


“엄마, 혹시 도둑이 훔쳐 간 게 아닐까요?”

“설마 양말 한 짝만 가져가겠니?”


“그럼 범인은 하나뿐이에요.”

“누구?”

“세탁기요. 꿀꺽 먹은 게 틀림없어요.”

“뭐, 세탁기가?”


현이가 세탁기에게 물었어요.

“네가 가져갔지?”

세탁기는 싱글벙글 웃고만 있어요.

“글쎄,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이번엔 엄마가 물었어요.

“그럼, 빨간 양말 한 짝 봤니?”

“글쎄요.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그럼, 파란 양말 한 짝 봤니?”

“글쎄요.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그럼, 초록 양말 한 짝 봤니?”

“글쎄요.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세탁기는 알쏭달쏭한 대답만 했지요.



엄마는 화가 나서 소리 질렀어요.

“너! 입 벌려 봐. 빨리.”

세탁기는 싱글벙글 웃으며

“에―” 하고 혓바닥을 내밀었어요.


엄마는 허리를 굽혀 입 속으로 들어갔어요.

“더 크게 벌려!”

“아―”

하지만 양말은 보이지 않았어요.

“어휴, 힘들어. 더는 못 찾겠다.”

엄마는 땀을 뻘뻘 흘리며 주저앉고 말았지요.


바로 그때였어요.

세탁기가 얼굴을 찡그리더니

“속이 메스꺼워요.” 하며 토하기 시작했어요.

욱- 빨간 양말이 나왔어요

욱- 파란 양말이 나왔어요

욱욱— 초록 양말이랑 땡땡이,

줄무늬 양말까지 줄줄이 나왔어요.


“우아! 내 양말이다.”

엄마는 어이가 없었지요.

“도대체 양말을 왜 먹은 거니?”

“현이가 양말을 싫어하는 것 같아서요.”

“응? 내가?”

현이는 어리둥절했어요.


“넌 맨날 양말을 아무 데나 벗어 놓잖아. 엄마가 빨래 바구니에 넣으라고 해도 여기 한 짝, 저기 한 짝 마구 벗어던지길래 난 네가 양말을 싫어하는 줄 알았지.”

세탁기 말에 현이는 부끄러웠어요.


“그런 건 아닌데... 내가 잘못했어.”

“네 덕분에 현이가 나쁜 습관을 고치겠는 걸. 고마워, 세탁기야.”

“에이, 뭘요.” 세탁기는 쑥스러웠어요.

“대신 앞으로는 양말을 먹지 마.”

“네, 사실 저도 배가 자꾸 아팠어요.”

세탁기와 현이는 엄마와 약속을 했답니다.

현이는 양말을 빨래 바구니에 잘 벗어 놓고요,

세탁기는 양말을 먹지 않기로요.


양말도둑-장면 (12).jpg




이 동화는 세탁기에서 잃어버린 양말 한 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세탁기를 돌리고 나면 꼭 양말 한 짝이 없어지는 거예요. 지금까지 찾지 못한 양말이 꽤 된답니다. 세탁기가 먹지 않고서야 도대체 그 양말들은 어디로 간 걸까? 고민고민하다가 이 동화를 만들게 되었지요. 동네 도서관 그림책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난생처음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고, 작가님께서 글도 봐주신 저의 첫 그림동화이기도 합니다.


https://youtu.be/K9ReH9T4GEQ?si=p0xNwx117baHsWj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