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온전히 끝내지 못한 날

나는 원래 이런 사람..

by 똔또니



비대면 교육을 켜놓고 앉아 있었다.
집중하려 했지만 마음이 먼저 도망갔다.
카페에 앉아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각기 다른 그들의 인생을 상상하다가,

결국 뜨개로 숨었다.


하지만 난, 뜨개에서도 집중하지 못했다.
실도 풀리고, 의지도 풀리고, 나도 풀렸다.
아무것도 진도가 없는 하루.
완료 버튼 하나 마무리 짓지못한 날.


아무것도 제대로 되지 않은 오늘 같은 날은

이상하게 숨이 트이면서도, 또 막힌다.
일도, 공부도, 뜨개도,

뭣도 하나 완성하지 못했는데.

과연 그 무엇이 나를 재촉했을까. 라면,

그 대답은 그 무엇도 아니다. 라고.

- 내가 나를 재촉해 괴롭게 했기 때문에.


어차피 오늘은 흐트러진 채로 끝날 거니까,

- 이게 하루, 이틀인가


완벽을 미루는 순간.
못해도 괜찮다는 허술한 승인.
그게 오늘 나를 잠시 구해줬다.


내일은 또 다를 필요 없다.
오늘처럼 흐트러질 수도 있고,

또 엉뚱하게 도망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완료’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상태라는 것.
멈추지 않으면 된다.
진도가 없던 오늘도,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오늘은 이렇게 엉망인채로 둘테다.

몰라. 내일은 조금 더 나을수도.

아닐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