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르포!
놀. 랍. 게. 도 나는 딱 3번 만에 SQLD를 합격했다. 인터넷에 SQLD 합격 후기를 보면 "일주일 만에 땄다", "3일 만에 땄다", "2주면 충분하다."라는 말들이 넘쳐나는 데도 나는 3번이나 걸렸다. 좀 창피하고, 스스로가 기가 차기도 하고, 어쨌든 딴 게 어디냐라고 위안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은 유난이라면 유난인 '남들은 3일만 공부해도 붙는다는' SQLD를 3번 만에 합격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 내가 어떤 것을 공부했는지, 어떤 것들이 도움이 됐는지에 대한 내용은 따로 포스팅을 하려 한다. 오늘은 그냥 썰 풀기 정도의 느낌.
“대부분의 문제는 ‘노랭이‘에서 나오니 일단 이해 안 가도 여러 번 돌려보고 가면, 쉽게 합격할 수 있다. “라는 말을 어디서 주워듣고 ‘노랭이’만 3 회독했다. 모르는 건 그냥 외웠다. 그리고 시험장에 갔다. 나에겐 꽤 어려웠고 뭔 소린지 모르겠고 적당히 아는 선에서 풀었다.
결과는 불합격. 58점으로 떨어졌다. 한 문제만 더 맞혔으면 합격이기에 무척 아쉬웠지만,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르는 상태(주관식이 있다는 것도 시험 보면서 알게 됨)로 이 정도 점수니, 다음엔 더 꼼꼼히 공부하면 금방 붙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 노랭이란? ‘SQL 자격검정 실전 문제’이란 책이고 시험 주관사에서 만들었으며 문제만 들어있고 노란색이라 흔히 노랭이라 불린다.
시험 결과를 보고 나서 느낀 건 '아 내가 너무 SQLD를 쉽게 봤구나.'였다. 다른 사람들이 쉽게 딴다 해도 국비 학원 커리큘럼도 벅차 3,4번이나 그만둬야 할 고비를 겪었던 나도 쉽게 딴다고 생각하면 안 됐었다. 웃기지만 초심으로 돌아갔다. 문제를 풀고 이해하지 못하면, 유튜브/구글을 찾아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좋은 강의들도 찾아봤다. 그렇게 3주가량 열심히 공부하니 자신감이 붙었다. 실제로 시험도 쉽게 느껴졌다. 한 시간도 안돼서 문제를 다 풀고 쿨하게 시험장을 떠나면서 나는 ‘합격’이 아닌 ‘고득점’을 예상했다.
결과는 58점 불합격. 합격 통보를 받을 날만을 받던 과거의 나는 점수를 보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또 한 문제 차이로 떨어졌다. 심지어 과목별 점수까지 저번 시험 결과랑 똑같았다. 이럴 리가... 이럴 리가 없는데, 현실을 부정했다. 그래서 난생처음 이의 제기도 해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생각하니까 너무 웃긴데, 보통 나는 항의도 잘 못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 잘 못하는 타입이다. 그런 내가 생전 처음 이의 제기도 해봤다. 대놓고 “나 진짜 잘 봤는데 이 점수는 말도 안 돼 다시 확인해줘!!!!” 는 못하겠어서 “제가 저번에 본시험이랑 점수가 똑같은데 혹시 착각하신 거 아닌지.. 확인 좀.. 굽신굽신”으로 남겼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생각하면 너무 웃긴데 그때는 그 정도로 절박했다. 역시나... 답변은 없었다. (원래 이의제기 원칙이 답변이 없으면 문제가 없다는 뜻.) 멘붕이 왔던 건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심지어 고득점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럴 수가 없는데!!!!!!!
불합격은 불합격인데 이제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할지 ‘멘붕’이 왔다.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이 정도 점수면 도대체 얼마나 더해야 하고 뭘 더 해야 하는 거지…? 일주일이면 딴다는 시험을 난 왜 3번이나 봐야 하는 거지? 이것도 못 하면 정처기는 어떻게 하려고 그러지? 이 고민이 꼬리를 물고 물어 ‘나 개발자 할 자격이 있나?’까지 갔다. 맞다. 오버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그때는 세상이 무너진 듯했다.
한동안 멘붕 된 상태로 있다가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그냥 전에 했던 커리큘럼 그대로 다시 복습했다. 놓친 부분이 있는지 또 확인하고 확인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불안했다. 그렇게 세 번째 시험을 지루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험장에서 문제지를 펼쳐보는 순간 좌절했다. 체감상 문제는 저번 회차보다 더 어려웠다. 헷갈리는 문제들도 많았고 처음 보는 유형도 많았다. 시험시간을 거의 꽉 채워서 나왔다. 만족스럽지 못했고, 자신감도 없었다. 4번째 시험을 준비해야 하나..?
그런데 점수는 68점. 드디어 합격이었다. 물론 역시나 고득점은 아니었지만, 애초에 고득점이 목표가 아녔기에 상관은 없다. 남들 편하게, 한 번에 따는 자격증을 난 왜 이렇게 어렵게 딴 건지 모르겠지만. 결국 합격했고 이제 ‘노랭이’를 드. 디. 어.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으하하하.
이 자격증이 뭐라고…. 또 한 번 ‘인생의 진리’를 느꼈다.
어떤 목표에 도달할 때 빠른 성공이 어렵다면 포기하지 않고 그냥 천천히 꾸준히 하면 된다.
SQLD 삼수생이 공부할 때, 도움받았던 유튜브 영상들이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글을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