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작은 성공기.
밖에서 끼니를 해결할때면 늘 고민이다. 그날따라 집에는 밥이 없고 마땅히 먹고 싶은것도 없는 그런 날은 더욱이 고민이다. 큰 범위에서 좁은 범위로 좁혀서 선택의 폭을 줄여간다. 고기는 어제 먹었으니까 밥(쌀)이냐 면이냐 부터 고민한다. 아점으로 쌀밥 먹었으니 저녁은 면으로 한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니 뜨끈한 국물이 땡긴다. 담백한 쌀국수냐 칼칼한 칼국수냐 얼큰한 짬뽕이냐 최종 3가지 후보가 남았다.
쉽지 않은 선택이다. 첫번째 후보 베트남 쌀국수. 양지로 우려낸 담백한 쌀국수 국물을 한모금 마신다면 '오마이갓'이다. 두번째 후보, 한국인의 맛 칼국수. 사골로 깊게 우려낸 뽀얀 국물에 칼국수 면을 입안가득 넣는 상상에 두번째 침이 고인다. 세번째 후보, 화끈한 매운맛의 짬뽕이다. 시원한 배추와 각종 해물로 우려낸 감칠맛 나는 짬뽕국물을 마신다면 벌써부터 이마에 땀이 맺히는 기분이다.
세가지 다 맛본다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겠지만 아쉽지만 내 위장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정확히 33%의 지분으로 세가지 음식이 내 마음속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남은 1%는 사이드메뉴에서 결정 될수밖에 없다. 다시 첫째, 해선장소스에 비벼먹는 양파절임. 둘째, 칼국수 집의 흥망성쇠를 담당하는 겉절이. 셋째, 중화요리 하면 빠질수 없는 탕수육이냐 말이다.
치열한 경합끝에 1%를 차지하고 34%의 지분으로 나의 저녁식사가 될 음식은 바로 짬뽕과 탕수육이었다. 해선장소스에 비벼먹는 양파절임의 새콤함은 레몬으로 맛을낸 탕수육 소스로 , 칼국수의 매콤한 겉절이는 짬뽕의 매운맛으로 대신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찹쌀탕수육의 바삭함을 떨쳐낼수가 없었다.
인터넷으로 근처 중화요리집을 찾아보았다. 리뷰와 평점은 100% 믿지 않고 참고만 한다. 제법 괜찮아 보이는 곳을 정해서 찾아갔다. 이른 저녁시간인데도 제법 식당은 손님이 차 있었기에 '괜찮은 곳이구나'하고 안도가 되었다. 해물짬뽕과 탕수육을 시키고 다른 손님들의 식사하는것을 구경한다. 다들 조용히 식사를 즐기고 계셨다. 음식이 나오고 짬뽕국물 한입 먹고 만족스러웠다. 배추와 각종 해물로 우려낸 감칠맛나는 칼칼한 맛! 상큼한 레몬소스와 같이 나온 바삭한 찹쌀 탕수육에 혹여나 메뉴 선택이 잘못되면 어쩌나 했던 걱정이 사라졌다.
오늘 나의 저녁메뉴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작은 성공이 모여 큰 성공이 되길 바라면서 오늘의 작은 성공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