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의 찬란한 하늘에
얼룩 같은 구름이 없다면
내 가는 길 지친 굽이굽이
어찌 그늘을 만날 수 있으랴
어찌 단비를 기다릴 수 있으랴
옷장 깊은 곳
흰 셔츠에 남겨진 오래된 얼룩
새삼 너의 의미를 묻는다
그토록 지우려 애쎴던
얼룩의 이유가 어렴풋하다
내일은
너를 꺼내 입어야겠다
얼룩은
캔버스에 흩뿌린 물감처럼
알 수 없는 형체로 새겨진
기억
바람 부는 날 문득문득
일렁이는 촛불의 그림자로 드러나는
그때 그곳 그일
당신의 그 시절에
나는 얼룩이라도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