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by 유정



"내 욕심이 든 소중한 가방을 등에 싸매고 적의 허를 갑자기 찌른다."

충돌이라는 개념에 숨어 있는 원리다.

미국 국방부는 700여명의 해병대를 로스앤젤레스로 배치할 예정이라고 '더 힐(THE HILL)'이 지난달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2천명의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을 배치한 데 이어 나갈 조치로, 연방정부의 인력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해병대의 배치 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군 최정예 부대를 자국민을 상대로 동원하는 것이라는 반발이다.

이같이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 단속' 정책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뉴섬 주지사 간 충돌이 일어났었다. 불법 이민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둘 중 누가 더 많은 지지를 얻을 것인지에 대한 정치적 결과까지도 주목됐다.

충돌은 물리학 개념에서 살펴보면 여러 물체가 서로 접촉해 짧은 시간 내에 강한 상호작용으로 서로 힘을 미치거나, 그런 현상이다. 트럼프와 뉴섬을 각각 물체로 부른다면 두 물체가 서로의 운동에 간섭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삶에서의 충돌은 두 물체가 한날한시에 서로 부딪히며 발생할까?

인간이 선사시대 돌도끼로 동물을 때리는 물리적 충돌을 일으켰고, 이후 고대부터 전제군주제 시대까지 도구나 무기를 사용하며 충돌의 규모를 키웠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각종 사회·정치적 충돌이 일어났고, 20세기엔 세계대전이라는 범위로 확대됐다. 냉전이 끝나고 현대에는 이념을 비롯해 문화 등의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서 다발성 충돌이 발생해 인간의 역사는 그야말로 '충돌의 연속과 확대'이다.

충돌은 이익을 얻으려는 한 주체(主體)가 그 이익을 얻기 위해 먼저 행동에 나서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 주체가 상대방을 향해 세게 돌진하고, 이 행위에 영향을 받는 대상이 객체(客體)가 되며 양측 간 충돌의 첫 단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에 충돌의 첫 단계는 본질적으로 '기습'이고, 적이 생각하지 않았던 때에 갑자기 들이쳐 공격하기 위해선 '준비'라는 선행 조건이 필요하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전진은 커녕 급작스러운 상황에서 당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준비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말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다.

내가 어느 행위의 주체가 되고 '내 이익', 더 솔직하게 '내 욕심'을 채우려면 준비해야 한다. 모든 충돌에서는 필연적으로 힘이 손실되기에 상대방을 객체로 만들어 내 힘을 객체보다 덜 잃기 위해서다.